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 ★★★★★

쭈니-1 2009. 12. 21. 22:28

 

 

 

날짜 : 1998년 9월 16일

감독 : 구스 반 산트

주연 : 맷 데이먼, 로빈 윌리암스, 벤 애플렉, 미니 드라이버

 

 

지금 할리우드에선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라는 두 명의 괴짜에 의해 점령된 상태이다. [굿 윌 헌팅]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풋내기 배우에 불과했던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쓴 [굿 윌 헌팅]으로 박스오피스를 강타하며 차세대 스타로 이미 할리우드에 예약된 상태. 맷 데이먼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레인 메이커]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연속 캐스팅되어 흥행성을 인정받고 이는 중이며, 벤 애플렉은 [아마겟돈]에서 브루스 윌리스를 제치고 살아남음으로써 차세대 액션 히어로의 가능성을 입증받았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그들의 진가는 역시 출세작인 [굿 윌 헌팅]에 있다. 이 영화로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은 98년도 아카데미에서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굿 윌 헌팅]은 한 소외당한 천재에 관한 이야기이다. 보스톤 남쪽의 빈민 거주지역에서 사는 윌 헌팅(맷 데이먼)은 MIT 대학의 교실을 청소하는 청소부이다. 그러나 그는 교수들도 풀기 힘든 수학 문제를 단숨에 풀어버리고 어떤 분야든 혼자서 책을 통해 깨우치는 천재이다. 그의 천재성을 확인한 MIT의 수학 교수인 램보는 폭력혐의로 수감될 위기에 빠진 윌을 석방시키지만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윌은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다급해진 램보 교수는 대학시절 룸 메이트였던 숀 맥과이어(로빈 윌리암스)에게 윌의 정신 치료를 맡기고 윌과 숀은 점차 서로 교감을 나누며 친해지게 된다.

[아이다호]로 미국 인디영화의 거장이 된 구스 반 산트 감독은 니콜 키드만을 기용한 메이저 진출작 [투 다이 포]로 매스컴을 신랄하게 비판함으로써 여전히 인디적 감수성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투 다이 포] 이후 2년 만의 신작인 [굿 윌 헌팅]은 그의 인디적 감수성을 버리고 안전하게 메이저의 시스템 속에 안김으로써 흥행성을 확보한 영화이다. 그러히에 구스 반 산트의 인디적 감수성을 기대하고 본 관객이라면 이 영화는 대단히 실망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차라리 구스 반 산트가 감독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오랜만에 보는 로빈 윌리암스의 따뜻한 연기와([죽은 시인의 사회] 이후 몇 년만이던가?)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라는 할리우드의 새로운 기수들을 만나는 가벼운 기분으로 이 영화를 대한다면 이 영화는 뜻밖의 수작이다.

관객들은 이 영화에서 윌 헌팅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게 될 것이며 영화가 진행되면 윌이 마음의 문을 점차 여는 순간 잔잔한 감동에 휩싸일 것이다. 물론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연출력 덕분이기도 하지만 맷 데이먼의 섬세한 그 이유임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굿 윌 헌팅]은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드라마이다. 친부모에게 버려진 고아이며 의붓 아버지의 학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윌과 그의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 주는 정신과 의사 숀, 그리고 윌의 진정한 친구로 그가 제 갈길을 찾게끔 도와주는 처키(벤 애플렉)과 윌과의 진정한 사랑을 통해 그를 위로하는 스카일라(미니 드라이버). 이 모든 캐릭터들은 사실 할리우드식 드라마에 일상적으로 나오는 일반적인 캐릭터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다른 할리우드식 드라마들과 구별되는 것은 스토리 구성의 탄탄함이다. 윌이 숀과의 만남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여는 과정은 매우 설득력 있으며, 처키와 스카일라와의 관계 역시 충분히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전문 시나리오 작가가 아닌 아마추어인 두명의 젊은 배우들에 의해 쓰여 졌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게다가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은 이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는 것은 억지 감동이 아니며 앨리트 주의도 아니다. 그들은 사람에게 소중한 것에 대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 덕분에 모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윌에게 램보 교수를 수학학자가 되길 원한다. 램보에게 있어서 수학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것이었다. 그러나 윌은 하찮은 수학에 관심이 없다. 그가 진정 원하는 것은 사람들의 진정한 관심이었고 그렇기에 그는 진정한 친구인 처키의 곁을 떠나는 것을 거부한다. 처키와 함께 공사장에서 벽돌을 나르며 그는 '집을 짓는 일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일이 아니겠냐?'며 반문한다.

그에 반에 숀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젊은 시절 월드시리즈의 고나람을 포기하고 처음 본 운명적인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그의 아내가 병으로 죽은 후에도 아내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한다. 숀은 윌에게 '네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고, 처키는 윌에게 '네의 길을 찾아 떠나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윌의 선택은 숀과 같은 사랑이었으며 영화는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남에게 상처를 주는 그의 행동은 숀의 진정한 가르침과 스카일라의 사랑으로 눈을 뜬 것이다. 할리우드식 결말이기는 하지만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의 상투적이지 않은 시나리오가 관객에게 특별함을 느끼게 한다.

 


 

2009년 오늘의 이야기

 

10년 전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은 풋내기 괴짜에 불과했군요. 하지만 지금 둘은 스타급 배우입니다. 맷 데이먼은 연기파 배우의 길을 걷는 듯이 보였지만 [본 아이덴티티]를 비롯한 본 3부작으로 [오션스 일레븐]을 비롯한 오션스 3부작으로 흥행 배우가 되었으며, 벤 애플렉은 [아마겟돈], [진주만]으로 흥행 배우의 길을 걷는 듯이 보였지만 현재는 조금 주춤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10년 후엔 그들이 또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