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9년 아짧평

팬도럼 Pandorum (2009)

쭈니-1 2009. 12. 11. 17:07

감독 : 크리스티안 알버트

주연 : 벤 포스터, 데니스 퀘이드, 안체 트라우

 

아짧평의 개혁을 단행하다.

 

사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이 '아짧평'입니다. 제가 본 모든 영화들의 리뷰를 쓰고는 싶지만 모두 영화 이야기처럼 길게 썼다간 영화를 보는 시간보다 영화 리뷰를 쓰는 시간이 더욱 길어질 것 같아서 극장에서 본 영화들은 영화 이야기를 쓰고 다른 매체로 본 영화들은 영화 이야기보다 훨씬 그 분량이 적은 아주짧은 영화평으로 대체를 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글도 대충 쓰게 되고 영화 이야기와 차별화되는 개성도 없고... 그렇다고 안 쓰자니 조금 허전하고... 암튼 이번 기회에 아짧평에 대한 이런 저런 실험을 해볼 생각입니다.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고... 그 첫번째 실험의 대상자는 [팬도럼]이라는 SF스릴러 영화입니다.

 

[에이리언]의 아류작?

 

[팬도럼]이라는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이거 [에이리언]같은 영화인가?'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립된 우주선에서 인간을 사냥하는 그 무엇인가와의 사투라는 영화의 설정이 매우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는 [에이리언]처럼 흘러가지만은 않네요.

영화는 처음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가는 지구의 인류의 숫자를 자막으로 제시하고는 2170년 인류가 정착할 수 있는 새로운 지구를 향해 6만명의 이주민을 태운 엘리시움호가 지구를 떠납니다. 하지만 엘리시움호의 승무원은 지구로부터 지구가 멸망하여 엘리시움호에 탑승한 인류가 마지막 인류라는 충격적인 마지막 통신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을 합니다.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긴 동면에서 깨어난 바우어 상병(벤 포스터)이 의문의 괴 생명체에 쫓기는 장면으로 영화의 스릴은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런 류의 영화를 많이 본 관객이라면 그 괴 생명체는 [에이리언]과는 달리 외계 생명체가 아닌 바로 인간이라는 사실을 금방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에이리언]과 [팬도럼]의 차이입니다. [에이리언]이 우주 저편의 미지의 생명체에 대한 막연한 공포라면 [팬도럼]은 무구한 세월동안 환경에 적응해온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데니스 퀘이드의 편안한 연기!!!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할 배우는 단연코 데니스 퀘이드입니다. 베테랑 연기자인 그는 원자로를 고치기 위해서 위험한 길을 떠나는 바우어 상병에게 길을 안내해주는 페이튼 중위를 연기합니다. 바우어 상병이 의문의 괴 생명체에게 공격 당하며 불안불안한 행보를 계속할 때 그는 바우어 상병의 훌륭한 길잡이 노릇을 해줍니다. 하지만 그러한 데니스 퀘이드의 연기는 이 영화의 반전을 위한 함정입니다.

외부로부터 격리되어 오히려 괴 생명체러부터 안전해 보이던 페이튼 중위 앞에 갈로 상병이라는 의문의 사나이가 등장하며 페이튼 중위에 대한 비밀이 서서히 벗겨집니다.

저는 이 영화의 반전이 꽤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구피는 오히려 너무 쉬웠다네요. 아마도 제게 데니스 퀘이드하면 아빠같은 편안한 이미지의 연기자라는 선입견이 너무 강했나봅니다.

 

저예산 SF영화치고는 꽤 재미있었다.

 

이 영화에 대한 최종 평가를 한다면 제작비가 4천만 달러짜리 저예산(?) SF영화치고는 꽤 잘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영화의 스릴도 좋았고, 마지막 반전도 억지부리지 않아 좋았습니다. 편안한 데니스 퀘이드의 연기와 불안해 보이지만 강인했던 벤 포스터의 연기도 좋았고, [에이리언]의 리플리(시고니 위버)를 연상하게 하는 나디아(안체 트라우)라는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중간 중간 징그러운 장면들이 숙출하지만 다른 그 무엇도 아닌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잘 표현한 것 같네요. 하지만 미국에서는 최종 흥행 성적이 1천만 달러로 폭삭 망했다네요. 그래서인지 조금 안쓰러운 생각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벤 포스터의 불안해 보이는 연기가 좋았다.      인공동면실, 이거 은근히 공포스러운 공간이다.  

  

     

    데니스 퀘이드는 역시 편안한 연기의 대가이다.        나디아!!! 제 2의 리플리가 되고 싶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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