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 Gamer (2009)

감독 : 마크 네벨딘, 브라이언 테일러

주연 : 제라드 버틀러, 마이클 C. 홀

 

추워서 극장 가기도 힘들다. 

 

30대 후반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찾아보기 힘든 뚜덕이족인 저는 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밖에 나다니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고 회사와 집을 오고가고 있습니다.

사실 주중으로 지난 주에 보려다가 보지 못했던 [모범시민]을 보러 극장에 갈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퇴근길에 매서운 추위와 만나게 되면 머리 속은 새햐얗게 변하고 오로지 '빨리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에만 사로 잡히게 되죠.

그렇게 [모범시민]을 그깟 추위로 포기한 저는 [모범시민]의 주연인 제라드 버틀러의 또 다른 액션영화 [게이머]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가까운 미래... 게임에 사로 잡힌 사람들...

 

추위에 무릎을 꿇고 따뜻한 방안에서 편안하게 본 [게이머]는 그러나 상당히 실망스러운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실제 사람을 조종하며 즐기는 슬레이어스라는 온라인 FPS 게임을 소재로 하였고, 언제나 그렇듯이 억울한 누명을 쓴 주인공이 아내와 딸을 되찾기 위해서 목숨을 건 모험을 펼칩니다.

사실 이 영화의 스토리 라인에 기대를 걸었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기대한 것은 시원시원한 액션입니다. 하지만 [게이머]의 액션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상당히 미지근합니다. 카메라는 시종일관 흔들려 액션씬을 얼버무리고, [300]에서 탄탄한 근육을 보여줬던 제라드 버틀러는 이 영화에서 별 다른 인상적인 액션을 펼쳐 보이지 못합니다.

물론 극장의 커다란 스크린으로 봤다면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내용이 텅빈 영화에서 액션마저 별 볼일없으니 그야말로 짜증이 나더군요.

 

[써로게이트] VS [게이머]

 

월요일에 [게이머]를 본 후 화요일엔 [써로게이트]를 봤습니다. [써로게이트]는 개봉 당시 극장에서 봤던 영화였지만 [게이머]를 보고나니 다시한번 [써로게이트]가 보고 싶어 지더군요.

[써로게이트]와 [게이머]는 서로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2009년 10월 1일 같은 날 개봉했다는 것도 그렇고 브루스 윌리스와 제라드 버틀러라는 신구 액션 스타를 원탑으로 내세운 것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조정하며 가상현실을 즐긴다는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이 참 많이 비슷합니다. 물론 [써로게이트]는 인간을 닮은 사이보그를 조정하는 것이고, [게이머]는 중범죄자인 실제 사람을 조정하는 것이 틀리긴 하지만...

그러나 제게 [써로게이트]는 재미있었고, [게이머]는 재미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써로게이트]의 미래 모습이 공감되었지만(어쩌면 정말 저런 미래가 펼쳐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게이머]의 미래 모습은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설마 실제 사람을 게임의 대상으로 즐기는 잔인한 게임이 즐길리가...)

그리고 [게이머]에서는 의외는 빈약했던 액션이 [써로게이트]에서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그 늙은 브루스 윌리스가 힘겹게 뛰어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암튼 [모범시민]을 대신해서 본 영화인 [게이머]가 실망스럽자 더욱더 [모범시민]을 보고 싶은 욕망만 커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그러려면 이 매서운 추위가 좀 누그러져야 하겠지만... ^^

 

 

   

   이 두 사람의 대결... 이건 뭐 게임이 되어야 말이지...     기대했던 제라드 버틀러의 액션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제라드 버틀러를 조정한는 십대게이머...              슬레이어스와는 다른 온라인 FPS 게임 소사이어티...

       아무리 미래라고 할지라도 설마 저런 일이?           서로 죽이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을 이용한 섹스게임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