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토니 길로이
주연 :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
도대체 왜 이 영화가 망한거지?
지난 4월 제가 놓친 영화 중 가장 아쉬웠던 영화가 바로 [더블 스파이]입니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놓친 이후 저는 '어떻게 줄리아 로버츠와 클라이브 오웬의 주연 영화를 놓칠 수가 있지?'라며 망연자실했었습니다.
하지만 [더블 스파이]를 극장에서 놓친 이유는 있었습니다. 미국에서의 흥행 성적도 별로였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개봉 첫 주 9위에 머물며 거의 참패 수준이었습니다. 때문에 극장에서 빨리 간판이 내려졌고, 제가 보러 가기도 전에 이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은 없었습니다.
저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줄리아 로버츠와 클라이브 오웬이라면 배우의 이름값만으로도 기본은 해주는 배우인데, 게다가 무슨 예술영화도 아니고 가벼운 스파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흥행에 참패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봤노라. 느꼈노라, 지루했노라.
[더블 스파이]의 충격적인 흥행실패에 대한 궁금증을 며칠 전에 드디어 풀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보러고 두번 시도했지만 두번 다 실패햇고, 세번째 도전만에 겨우겨우 성공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너무나도 지루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이 영화를 보는 것에 성공했을 때도 감기는 눈을 겨우 뜨며 어렵게 영화를 봐야 했습니다.
[더블 스파이]는 분명 흥미로운 스토리를 가졌습니다. 뛰어난 두뇌와 외모를 가진 두 남녀 스파이가 사랑에 빠지고 항탕 크게 해서 편안하게 즐기며 살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완벽한줄 알았던 그들의 계획은 그들보다 더 완벽한 이들에게서 깨지고 맙니다.
문제는 이 흥미로운 스토리가 너무나도 지루하게 표현되었다는 점입니다. 무슨 잔잔한 드라마를 보는 것만 같았고, 스토리 전개도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비비 꼬아놓았습니다. 영화가 끝나고나면 '참 별것 아닌 스토리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지만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쟤네 뭐하니?'라며 이해하기 어려웟고, 결국 그러한 점들이 지루함으로 이어졌습니다.
꼬는 것도 적당히 해야 재미있다.
토니 길로이 감독은 너무 꼬았습니다. 초반 클레어(줄리아 로버츠)와 레이(클라이브 오웬)이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꼬기 시작하더니 영화가 한참 진행된 후에야 사실은 클레어와 레이는 연인 관계였다라는 첫번째 비밀을 털어놓고, 또 한참 후에야 그들의 계획을 털어놓고, 또 한참 후에야 결국 그들도 속았다는 것을 털어놓으며 관객들에게 '어때? 놀랬지?'라는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이는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애초부터 밋밋했던 스토리는 반전이 튀어나와도 놀랍지 않았으며, 너무 빈번하게 반전이 튀어나오려하니 슬슬 짜증만 나더군요. 암튼 줄리아 로버츠와 클라이브 오웬 가지고 이렇게 재미없는 스파이 영화를 만드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군요.
줄리아 로버츠와 클라이브 오웬은 솔직히 잘 안어울렸다.
IP Address : 218.50.27.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