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9년 아짧평

드래곤볼 에볼루션 Dragonball Evolution (2007)

쭈니-1 2009. 12. 11. 12:27


 


 


감독 : 제임스 웡
주연 : 저스틴 채트윈, 주윤발, 에미 로섬, 박준형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실수였다.

연휴의 마지막 날, 웅이와 [케로로 더 무비 : 드래곤 워리어]를 극장에서 보고 오긴 했지만 아직도 저는 영화에 목이 말라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제 목마름을 해결할 영화를 찾던 도중 발견한 것이 [드래곤 볼 : 에볼루션]입니다.
지난 3월 개봉했을 때 기대작으로 손꼽혔지만 너무 많은 악평과 흥행실패로 극장에서 빨리 간판을 내리는 바람에 볼 기회를 놓친 영화였습니다. 저 역시 만장일치의 졸작 판정을 받은 이 영화를 보는 것이 두려웠지만 그래도 남들이 뭐라하건 내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주의이기에 고심 끝에 [드래곤 볼 : 에불루션]을 봤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제 선택을 후회하는데에는 단 몇 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10시간으로도 모자란 원작을 1시간 15분에 구겨 넣다.

제가 어렸을적 '드래곤 볼'은 우리들에겐 필수로 읽어야할 만화책이었습니다. '드래곤 볼'을 읽지 않았는다면 왕따가 될 수 밖에 없었을 정도로 '드래곤 볼'은 어린 우리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한 '드래곤 볼'이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그 방대한 원작을 어떻게 짧은 영화 속으로 구겨 넣을 것인가?' 였습니다. 게다가 [드래곤 볼 : 에볼루션]의 러닝타임은 고작 1시간 15분. 도대체 10시간짜리 영화를 만들어도 모자란 원작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1시간 15분이 되었을까? 그러한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곧 드러났습니다.

어린이 만화보다도 못한 이 영화를 뭐라고 해줘야하나?

거대한 할리우드의 자본이 투입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특수효과는 허접했습니다. 1시간 15분 안에 모든 이야기를 해야하는만큼 스토리 라인도 부실했습니다. 게다가 실사 영화로는 도저히 구현할 수 없는 손오공의 귀여운 외모는 낯선 서양 배우인 저스틴 채트윈에 의해서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심지어 무천도사를 연기한 주윤발과 [오페라의 유령]의 그녀 에미 로섬, 야무치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박준형 마저도 형편없었습니다.
솔직히 너무 오래 전에 '드래곤 볼'을 봤기에 내용도 캐릭터도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드래곤 볼'을 봤을 때의 그 즐거움은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드래곤 볼 : 에볼루션]이 그 어렸을 적 느꼈던 즐거움의 반에 반만 되었어도 저는 만족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제 연휴의 마지막 밤도 망쳤고, 영화에 대한 갈증도 깊게 만들었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히 욕먹을만 하죠?


 

손오공과 찌찌... 정말 최악의 커플이다.

부르마와 야무치... 정말 최악의 커플이다.

무천도사... 정말 최악의 캐릭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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