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홍지영
주연 : 신민아, 주지훈, 김태우
[꽃보다 남자]가 보기 싫었다.
매주 월,화요일만 되면 구피는 얼굴에 방긋 웃으며 [꽃보다 남자]라는 드라마에 흠뻑 취해버립니다. 저도 처음엔 자주 봤었는데 최근엔 도저히 짜증이 나서 보기 힘들더군요. 극중 금잔디는 한 회당 한 번 이상은 쓰러지거나 위기에 직면하고, 그럴때마다 백마탄 왕자님이 나타나 구해주는 매번 반복되는 스토리 라인... 정말 드라마 보다보면 '저런 멍청한 X이 다 있냐?'며 욕만 한바가지로 퍼붓게 됩니다.
암튼 구피가 [꽃보다 남자]에 흠뽁 취해있는 동안 저는 혼자 영화나 보자는 심산으로 [키친]을 봤습니다. 하지만 [키친]도 만만치 않더군요. 보다보다 짜증이 나서 결국 이틀에 걸쳐 영화를 봤습니다. 지난번 [로맨틱 아일랜드]도 그렇고, 암튼 연속 짜증만 나는 영화를 고른 셈입니다.
삼각관계? 진정한 사랑? 웃기지마!
[키친]은 평생 상인(김태우)만을 보며 살았던 모래(신민아)가 어느날 마법처럼 두레(주지훈)과 사랑에 빠진다는 전형적인 삼각관계 스토리입니다. 두레는 상인의 절친한 후배이고, 세 사람은 급기야 한 집에서 같이 살기로 한다는... 너무 전형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몰래 사랑의 긴장감이 넘칠듯한 스토리 라인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모든 것이 장난같습니다. 삼각관계도, 상인과 두레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래의 진정한 사랑도. 모래는 심각한 것 전혀 없이 백치미만이 자신이 살 길이라고 강변하는 듯 나약하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기에 최선을 다합니다.(마치 [꽃보다 남자]의 금잔디처럼 말입니다.) 뭐 심각한 것이 없기는 두레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모래와 함께 백치미 경쟁이라도 벌이려는 듯 '난 순진해'라는 표정만 지어보입니다. 영화의 후반 상인이 심각한척 하지만 초반이 너무 가벼워서인지 상인의 심각한 모습도 장난처럼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어쩌면 제가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전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으니까요. 한 남자에게만 기대 살던 모래의 자아찾기가 아닌가 싶었는데... 마지막 장면을 보니 오히려 상인의 자아찾기에 가깝습니다. 그들은 왜 이혼을 했고, 왜 재결합을 하려하는지... 바람피는 것도 장난처럼 생각하더니 이혼도 장난처럼 하고, 재결합도 장난처럼 하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든 생각은 '도대체 지금 뭐하자는 거지?'였습니다.
제가 보수적인지는 모르겠지만 결혼은 장난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자건, 남자건, 한 가정과 새로 태어날 아기를 책임질수 있을 때 하는 것이 결혼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너무 책임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장난처럼 해서도 안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결혼을 장난으로 그린 영화가 싫습니다. 아니 짜증납니다.
신민아... 도대체 연기는 언제하려고 귀여운 척만 할까?
주지훈... 신민아하고 누가누가 더 귀여운가 내기라도 했나?
장난같은 삼각관계... 결혼은 손꼽장난이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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