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슈퍼히어로
감독 : 크레이그 매진
주연 : 드레이크 벨, 사라 팩스톤, 레슬리 닐슨
제목 : 새벽의 황당한 저주
감독 : 에드가 라잇
주연 : 사이먼 페그, 케이트 애쉬필드, 닉 프로스트
금요일 새벽, 케이블 영화에 빠지다.
금요일 저녁. 자기엔 너무 아깝고, 안자기엔 일주일간의 피로가 쌓일대로 쌓여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 날. 저는 이리저리 TV 모니터로 채널을 돌리다가 [슈퍼히어로]라는 코미디영화를 발견했습니다. 사실 그 따위 유치한 리메이크영화엔 관심이 없었지만 요즘 영화 본 적이 하도 오래되어서 그냥 우두커니 봤습니다.
때론 웃었고, 때론 하품을 하다가보니 [슈퍼히어로]가 끝났고, 그 다음 프로로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방영되거군요. 누구에간가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꼭 보라고 추천을 받았었기에 다시한번 졸음을 무릅쓰고 케이블 TV의 그 기나긴 광고를 참고 기다렸습니다.
암튼 이렇게 해서 정말 오랜만에 케이블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그것도 두 편이나 연속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꽤 짭짤하더군요. 앞으로는 케이블 TV에서 방영하는 영화 리스트도 미리미리 확보해놔야 겠습니다. 제가 놓친 보석같은 영화들이 언제 방영할지도 모르니...
슈퍼히어로 : 전형적인 패러디 코미디.
[슈퍼히어로]는 전형적인 패러디 영화입니다. [스파이더맨]을 기본 골격으로해서 [엑스맨], [판타스틱 포] 등 슈퍼 히어로물들을 짬뽕한 영화입니다. 감독인 크레이그 매진은 [무서운 영화 3, 4]의 각본을 맡았던 인물이고, 주인공의 할아버지 역을 맡은 레슬리 닐슨은 [총알탄 사나이]로 할리우드에 패러디 영화의 붐을 일으켰던 패러디 영화의 전설입니다.
이쯤되면 [슈퍼히어로]는 패러디 영화의 모든 것을 갖추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영화가 아닙니다. 바로 패러디라는 영화의 장르 그 자체가 문제입니다. 패러디 영화의 특성상 기존의 영화를 토대로 만들어졌기에 스토리도 새로울 것이 없으며, 비꼬기, 화장실 코미디 등 패러디 영화의 오랜 특징들은 오랜 시간이 흐르며 더 이상 장점이 아닌 지루함이 되어 버렸습니다. 간간히 웃기는 장면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는 새로울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아마도 제겐 패러디 영화가 더이상은 맞지 않나 봅니다. 한때는 [총알탄 사나이]를 보며 열광한 적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새벽의 황당한 패러디 : 숨겨진 보석이란 이런 것이다.
[슈퍼히어로]에 실망했지만(사실 실망할 것을 알면서 봤지만...) 그래도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봤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분명 추천받을만한 영화더군요. 처음엔 너무 멍청한 주인공 때문에 짜증이 났었는데...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점점 매력적이더군요.
좀비로 가득찬 세상에서도 결코 진지함 따위는 없는 이 영화는 좀비 영화의 전형성을 비틀며 새로운 재미를 안겨줬습니다. [슈퍼히어로]가 패러디의 전형성으로 지루했다면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오히려 좀비 영화의 전형성을 깨며 그 재미를 안겨준 셈입니다.
특히 저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인상 깊었는데 일반인들과 좀비들이 서로 뒤엉켜 사는 세상이라니... 정말 기발합니다. 덕분에 이 영화의 주연인 사이먼 페그가 주연을 맡은 또다른 영화 [뜨거운 녀석들]도 기대되네요. [뜨거운 녀석들]은 언제 케이블에서 방영하려나요? ^^
IP Address : 211.201.226.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