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9년 아짧평

순정만화 (2008)

쭈니-1 2009. 12. 11. 11:42


 


 


감독 : 류장하
주연 : 유지태, 이연희, 채정안, 강인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순정만화]만큼은 꼭 극장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이 영화의 원작가인 강풀의 팬이기도 하고, 원작만화 역시 너무 재미있게 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강풀의 팬이라면서도 그의 원작을 영화화했던 다른 영화들 [아파트], [바보]은 극장에서 보지 못했기에 [순정만화]만큼은 극장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 보기는 싫었습니다. 저와는 달리 강풀의 원작만화를 접해본 적이 없는 구피는 '멜로영화를 왜 돈 아깝게 극장에서 봐야 하는데?'라고 반문을 해도 꼭 구피와 함께 이 영화를 보고 싶었습니다. [순정만화]가 원작만큼만 만들어졌다면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 구피와 제 사랑은 더욱 깊어 질것이라 생각했기에...
하지만 저는 [순정만화]를 구피와 함께 보지도 못했고, 극장에서 보지도 못했습니다. 구피가 그 망할 [꽃보다 남자]에 빠져 있는 시간에 나홀로 컴퓨터로 영화를 봤어야 했으며, 영화가 끝나고도 시큰둥한 표정으로 '나 먼저 잘께.'라는 말만 남기고 홀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결혼 6년차. 원래 사랑은 이렇게 시큰둥한걸까요?

배우 캐스팅은 참 잘했다.

[아파트], [바보]와는 달리 제가 [순정만화]를 기대했던 이유는 이 영화의 캐스팅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원작의 남자 주인공을 억지로 여자로 탈바꿈시킨 [아파트](주인공이 남자에서 여자로 탈바꿈하면서 영화는 원작과 전혀 다른 영화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원, 차태현이라는 스타 캐스팅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원작의 분위기를 망친 [바보]와는 달리 [순정만화]는 마치 원작만화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배우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원작과는 달리 강숙(강인)의 나이를 너무 눂여 놓았고, 연우(유지태)의 직장도 바뀌었으며, 하경(채정안)의 이별에 대한 사연이 대폭 변경되었고 그로인하여 원작의 가장 중요한 캐릭터 몇몇이 완전히 삭제되었지만 그래도 꽤 원작에 충실하게 영화를 만든 것은 인정해야 겠습니다. 원작에서 보았던 그 훈훈한 에피소드들이 영화 화면에 펼쳐질때 느끼는 희열이 이 영화의 초반을 장식했습니다.

하지만 흉내만 낸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순정만화]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캐스팅도 잘되었고, 꽤 원작에 충실했고, 초반 분위기도 좋았지만 영화가 후반이 되면 될수록 점점 원작이 가졌던 따뜻한 감수성을 잃어버리더니만 아주 평범하게 끝을 맺어 버립니다.
하경이 강인을 받아들이는 이유도, 수영의 어머니가 수영(이연희)의 12살 많은 남자친구 연우를 승낙하는 이유도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채 영화는 서둘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뭐 멜로영화에서 선남선녀 배우들과 훈훈한 에피소드와 해피엔딩만 있음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순정만화]는 어느정도 만족감을 안겨 드리겠지만 저처럼 원작에 반해서 영화를 보게된 관객이라면 흉내만 내다 말아버린 이 영화가 그리 썩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더 이 영화가 아쉬웠습니다.


 

연우 : 유지태 - 풋풋한 서른 살? 하긴 나도 서른 살때엔 저렇게 풋풋했다.

수영 : 이연희 - 정말 제대로 귀여웠다.
저렇게 귀여운 여고생이라면 나라도 대시하고 싶었을 정도로...(그러면 원조교제되나?)

하경 : 채정안 - 예쁘긴 하더군. 연기는 여전히 단조롭지만...

강숙 : 강인 - 제법 연기는 잘 어울렸다. 구피의 한마디. "우와! 강인 귀엽다."

원작과 영화의 캐릭터들 - 다른건 몰라도 캐스팅은 잘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