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8년 아짧평

연공 : 안녕, 사랑하는 모든 것 Sky of Love (2007)

쭈니-1 2009. 12. 11. 11:27


 


 


감독 : 이마이 나츠키
주연 : 아라가키 유이, 미우라 하루마, 코이데 케이스케

토요일... 출근을 해야 하지만...

저희 회사는 1년에 두 번 재고조사를 합니다. 재고조사는 토요일에 실시되는데 회사 모든 임직원들이 단 한 명도 열외없이 참가합니다. 다른 부서는 토요일 하루 재고조사를 하면 되지만 관리부는 재고조사가 끝나면 일요일에 재고조사를 전산에 입력하는 작업을 해야합니다. 결국 재고조사가 있는 주는 관리부는 휴일이 없는 셈입니다.
바로 그 재고조사가 다음날이었기에 황금같은 금요일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즐겁지 않았던 제게 구피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영화 나보자'라고 퉁명스럽게 말합니다. 솔직히 그날은 일찍 잠자리에 들 생각이었는데 구피가 영화를 보자고 하니...
'무슨 영화를 볼까?'라고 묻는 제게 구피는 웬일인지 '네가 보고 싶은 영화로...'라며 선택권을 제게 넘겨줍니다. 그래서 구피가 선호하는 장르의 영화가 아니라서 나중에 혼자 보려고 했던 [연공]을 보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저는 그런대로 재미있었지만 멜로 영화와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구피는 영화가 끝나자 졸음이 가득 맺힌 눈으로 원망스러운듯 절 쳐다보더군요. 그러게... 왜 내게 영화 선택권을 줘서... ^^

일본 청춘 로맨스라고 하기에...

[연공]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청춘 로맨스 영화입니다. 제가 한때는 일본 청춘 로맨스 영화가 좋아서 며칠동안 그런 류의 영화만 본 적이 있기에 어렴풋이 일본 청춘 로맨스 영화가 어떤 형식인지 알고 있습니다. 풋풋하면서도 슬픈. 딱 [러브레터]같은 분위기의 영화들.
그런 제 생각에 [연공]은 잘 부합되는 영화였습니다. 최소한 영화의 초반부에는... 하지만 영화가 중반부에 넘어가면서 조금씩 과감해집니다. 고등학교 커플인 미카(아라가키 유이)와 히로(미우라 하루마)가 서로 섹스를 나누고, 미카는 히로의 전 애인의 사주로 집단강간을 당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히로의 아기를 가지게된 미카. 둘은 결혼을 결심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결코 순탄하지 못합니다. 미카는 유산을 하게 되고 히로는 이유없이 미카에게 이별을 통보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일본 청춘 로맨스 영화들은 최대한 순수함을 강조했는데 [연공]은 초반부터 10대 섹스, 집단강간, 10대 임신 등을 다뤄서 놀랬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런 충격적인 장면을 잡아낸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결국 너무 뻔한 이야기로...

히로가 미카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순간 저는 '설마'했습니다. 저는 차라리 히로가 미카에게 폭력을 가함으로써 아기를 유산시킨 자신의 전 애인을 죽이려고 하는 이야기로 진행되었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설마'가 결국 현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때 우리나라의 통속적인 드라마의 구성은 기억상실, 출신의 비밀, 시한부인생으로 설명이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드라마들을 보며 어쩜 저리도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할까 궁금했었는데 [연공]이 그렇습니다.
일본에선 이 이야기가 특별하게 느껴지느지는 모르겠지만 제겐 지겹도록 많이 봐온 패턴의 스토리 구조였습니다. 차라리 초반의 과감성있는 설정들을 후반에도 이어나갔으면 좋았으련만... 후반에 갑자기 순수함을 강조하니 조금 짜증이 나더군요.
어쩌면 이 영화가 실화를 기초로 하여 어쩔수없는 부분도 있기는 하겠지만 아직도 일본에선 이런 멜로가 관객들에게 통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합니다. 아니면 제가 이미 순수함을 잃어버린 것일지도...


 

히로와 미카의 사랑. 뭐랄까... 조금 진부했다.

히로의 아픔을 도듬어주는 유우. 그의 사랑에 공감갔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IP Address : 211.227.13.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