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최양일
주연 : 지진희, 강성연, 문성근
아주 오래된 창고를 뒤지듯
아주 오래 전 다운로드를 했지만 막상 보지는 않고 창고에 썩히든 하드에 보관만 하고 있는 영화가 꽤 됩니다. 그런 영화들의 경우 이유도 가지각색입니다. 다운로들 할 당시에는 보고 싶은 영화였지만 이후 여러가지 이유로 인하여 보고 싶지 않은 영화가 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새로운 영화를 보기위해 차일피일 뒤로 밀린 영화들도 꽤 됩니다. 그 중 [수]는 전자의 경우입니다.
제일교포로 일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최양일 감독이 우리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만든 [수]는 최양일 감독 특유의 하드보일드적인 영상으로 개봉당시 꽤 논란을 일으켰던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최양일 감독의 연출과 국내 관객들의 감수성이 어긋나며 결국 흥행 실패를 맛보아야 했습니다.
갑자기 왜 [수]가 보고 싶어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출퇴근 시간 버스에서 저는 무심코 [수]를 봤습니다.
그래, 하드보일드하다.
확실히 [수]는 하드보일드합니다. 날카로운 칼이 몸을 관통하는 느낌이 관객에게도 생생하게 느껴지도록 연출된 장면이 영화의 대부분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국내 감독들이 부족한 부분을 일본에서 활동중인 최양일 감독이 확실히 시범을 보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하드보일드한 영상을 제외하고는 제게도 볼거리가 전혀 없는 영화였습니다. 쌍둥이 동생인 장태진을 잃은 장태수(지진희)의 복수는 평범했고, 캐릭터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연인을 장태진을 잃고 장태수와 함께 복수에 나선 강미나(강성연)라는 캐릭터는 참 할말을 잃게 만들더군요. 하드보일드한 영상 외에 뭔가 다른 볼거리를 관객에게 제공했어야 했습니다.
요즘은 재미있는 영화보기가 힘들다.
11월 들어서 거의 매일 집에서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컴으로, TV로 PMP로. 하지만 최근 들어서 만족하며 본 영화가 거의 없네요. [수]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로써 오랫동안 제 컴 하드에 잠자고 있던 영화들을 보겠다는 계획은 처음부터 틀어졌습니다. 아직 창고대방출 영화가 많이 남았는데 그냥 삭제해야할지, 아님 다시한번 기대를 걸고 봐야할지 고민되네요.
지진희는 이 영화에서 연기는 안하고 액션만 하더라.
강성연은 이 영화에서 뭘 해도 어색했다
문성근의 악역은 오버 연기로만 일관한다.
장태수와 강미나의 미묘한 관계가 잘 표현되지 못했다.
그래도 한가지 재미있던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오만석의 출연... [우리동네]와 맞닿아 있어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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