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김정민
주연 : 예지원, 탁재훈
요즘 매일 영화의 바다에 빠져산다.
웅이와 놀아줘야할 시간이 지나고 집에 돌아와 축 늘어진 나른한 수요일 밤. 구피는 집에 오자마자 청소, 설겆이 등 집안 치우기에 바쁩니다. 저는 그냥 쇼파에 축 늘어져 아무 생각없이 TV나 보고 싶은데... 그래도 구피의 잔소리 듣는 것이 귀찮아 축 늘어진 몸을 일으켜 청소기를 돌렸습니다.
청소도 끝마치고, 구피가 원하는 음식물 쓰레기도 버리고 다시 쇼파에 축 늘어진 저를 보며 구피는 '영화나 보자'라며 또 꼬드깁니다. 그러고보니 요즘들어서 거의 매일 밤 구피와 영화를 보는 것 같네요.
전날도 아무 부담없는 우리 코미디 [아기와 나]를 봤기에 그날은 코미디가 아닌 다른 장르의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구피는 '당연히 코미디를 봐야지'라고 조릅니다. 이제 남은 코미디 영화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밖에 없는데...
새로움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구피가 원하는 영화가 코미디 영화이니 어쩔수 없이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봤습니다. 산드라 블록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제목을 노골적으로 따라한 제목부터 창의성이 부족한 이 영화는 제목 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에서도 새로울 것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는 영화입니다.
예지원은 [올드 미스 다이어리]와 비슷한 연기만을 하고 있고, 탁재훈도 자신의 이미지 그대로 어리버리한 연기만을 하고 있습니다. 술에 취해 필름이 끊긴 상태로 남자와 한 고급 호텔에서 하룻밤을 잔 유진(예지원)이 그 범인을 잡겠다고 벌이는 소동극 역시 새롭다기 보다는 너무 뻔하다는 생각만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범인을 꼭꼭 숨겨놓던가... 이건 누가봐도 그 하룻밤의 범인이 철진(탁재훈)이니...
이런 영화 왜 만드냐?
영화가 끝나고나서 나온 저와 구피의 공통된 의견은 '이런 영화 왜 만드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다양한 관객층 만큼이나 영화도 다양한 외형을 지녀야 한다고 믿는 저로써는 왠만하면 그런 말을 하지 않을텐데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튀어 나옵니다.
로맨틱 코미디라고 하기엔 예지원, 탁재훈 커플의 매력이 너무 부족했고(나라면 저런 여자 한 트럭을 갖다줘도 NO입니다.) 그냥 코미디라고 하기엔 그닥 웃기지도 않았습니다.그냥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질질 끌고 가는 감독의 부족한 역량만을 확인했을 뿐입니다.
몇년 전이라면 이런 영화도 분명 먹혔습니다. 극장이 아닌 비디오를 즐기는 관객층이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비디오로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중 코미디와 B급 액션만을 고집하며 본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비디오 시장이 붕괴된 시점에서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도대체 무엇으로 수익을 내려고 했을까요? 이 영화를 만들어놓고 흥행 참패의 결과에 망연자실할 영화 관계자들을 생각해보면 참 한심하기만 합니다.
난 예지원이 싫다. 도대체 저런 4차원적인 못생긴 노처녀를 좋아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난 탁재훈도 싫다. 노래, MC, 코미디, 그리고 연기까지... 뭐 하나라도 제대로 했으면...
술 잘마시는 여자는 좋지만 술 마실때마다 주사부리는 여자는 싫다. 물론 나도 과음안하도록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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