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8년 아짧평

무림여대생 (2007)

쭈니-1 2009. 12. 11. 11:02


 


 


감독 : 곽재용
주연 : 신민아, 온주완, 유건

어쩌다가 이 영화를 두 번이나 봤다.

출퇴근길... 지루한 버스에서 심심풀이를 찾던 저는 PMP로 영화를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보고 싶은 영화는 많았지만 흔들리는 버스에서 PMP로 보는 영화이니만큼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를 보기로 햇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무림여대생]이었습니다.
이틀간의 출퇴근길에서 30분씩 4번에 걸쳐 이 영화의 거의 대부분을 봤습니다. 마지막 10여분만 남겨두고... 역시 예상대로 유치찬란하더군요. 그때까진 제가 이 영화를 두 번이나 보게될줄은 몰랐습니다.
나른한 어느날 밤, 구피가 갑자기 영화 보자고 조릅니다. 제게 다운받은 영화 없냐길래 다운받은 영화 리스트를 말해주니 [무림여대생]을 선택하더군요. 이 영화 재미없다고 이야기해줘도 막무가내입니다.
결국 거의 본 영화지만 한번 더 PMP를 TV에 연결시켜 봤습니다. 왠만하면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일이 없는 제가 재미없게 본 영화를 두 번이나 봐야하는 곤욕을 치룬 셈입니다.

난 곽재용 감독이 싫다.

제 글을 꾸준히 읽으신 분이라면 제가 곽재용 감독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계실겁니다. 원래는 특별히 싫어하는 감독이 없는 편인데 이상하게 곽재용 감독과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싫습니다.
그 중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불편해서 싫다면 곽재용 감독의 영화는 유치해서 싫습니다. 그는 꾸준히 자신의 유치함을 영화 속에 투영시킵니다. [엽기적인 그녀]의 성공이후 그가 과대평가를 받는 모습을 지켜보며 한동안은 '내가 별종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젠 아닙니다. 그는 정말 유치합니다.
[무림여대생]도 딱 그러합니다. 무림고수의 후계자가 평범한 여대생이 되어 벌어지는 사건들은 분명 웃기는 부분도 있었지만 한숨이 나올 정도로 유치해서 졸리운 부분도 많았습니다.
영화를 한참 보다보니 이 영화를 보자고 조르던 구피는 쇼파에서 자고 있고, 저 혼자 '이런 영화를 두 번이나 봐야하다니...'라고 투덜거리며 보고 있더군요. 저와는 다르게 [엽기적인 그녀]를 재미있게 봤다는 구피도 이 영화는 재미없었나봅니다.

이 영화가 왜 개봉시기가 늦어졌는지 곽재용 감독은 깨달아야한다.

제가 처음부터 곽재용 감독을 싫어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의 감독 데뷔작인 [비오는 날의 수채화]를 저는 좋아합니다. 약간 유치한 면도 있었지만 순정만화같은 설정과 장면들이 맘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 오는 날의 수채화]의 성공 이후는 그는 그 자리에 안주하려합니다. 당시 최고의 청춘 스타였던 이미연을 캐스팅한 [가을여행]이 그랬고, [비 오는 날 수채화 2 - 느티나무 언덕]이 그랬습니다.
너무나 완벽했던 완작을 자신 특유의 유치함으로 버무려버린 [엽기적인 그녀]는 재미는 있었지만 원작의 감동이 아쉬웠습니다. [클래식]과 [엽기적인 그녀]의 프리퀼인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의 영화는 단 한번도 [비오는 날의 수채화]의 범주를 넘어서지 못했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얻음으로써 스스로 그 밖으로 나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무림여대생]은 곽재용 감독에게 첫번째 시련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영화가 개봉관을 잡지 못하고 창고에 쳐박혀있는 상황을 본 그의 심정은 참담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왜 그럴수밖에 없는 것인지, 관객들이 왜 이 영화를 외면하는지 진정으로 깨닫게된다면 그의 다음 영화는 어쩌면 [비오는 날의 수채화]의 범주를 뛰어넘을 것입니다.


 

무림 고수의 신민아는 그런대로 귀여웠다.

이 영화의 재미라면 그래도 온주완의 귀여움. 마지막 변신이 아쉽긴 했지만...

유건은 왜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 단지 신민아의 대학 생활 에피소드를 위해서?

이놈의 비오는 장면은 여기에서도 등장한다. 곽재용 감독은 비를 좋아하는듯...

스틸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유치하지 않은가? 난 이런 장면을 무려 두 번이나 봤다.

곽재용 감독... 제발 내가 다시 그를 좋아하게 될 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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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신민아 제발 고고70으로 흥행좀 해보길 ㅠㅠ  2008/10/05   
쭈니 [고고70]도 솔직히 보고 싶음 마음이 별로 안드는... ^^  2008/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