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8년 아짧평

가면 (2007)

쭈니-1 2009. 12. 11. 10:52


 


 


감독 : 양윤호
주연 : 김강우, 이수경, 김민선

새벽... 스릴러 영화를 보다.

어머니 생신상을 차리겠다며 새벽녘까지 끙끙거리며 음식을 만드는 구피를 두고 혼자 잘 수가 없어서 그 옆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
영화의 사운드가 좋지 않아 주인공의 대화는 거의 듣지 못했고, 그냥 화면만으로 대충 상황을 때려 맞춰야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내용을 이해할 정도로 [가면]은 참 허술하더군요.
비디오 대여점 주인 아주머니가 추천을 해줘서 은근히 기대했었는데 역시 양윤호 감독은 관객을 만족시키기엔 언제나 2%가 부족한 감독인가봅니다.


 

 


솔직히 감출 것도 없었다.

이 영화는 남자간의 사랑을 소재로 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절친한 친구였지만 동성애적인 감정을 서로 품고 있던 경윤과 윤서. 윤서는 군대에서 고참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잠적을 합니다.
그리고 몇 년후 윤서를 성폭행했던 남자들이 하나둘씩 처참하게 살해당합니다. 형사가된 경윤(김강우)은 사건을 수사하던 도중 어릴적 친구인 윤서가 개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지죠.
사실 충격적인 비밀이긴 하지만 양윤호 감독은 그것을 감추기에 너무 서툴렀습니다. 전 마지막 반전이 너무 뻔히 눈에 보여서 '설마 이건 함정일 거야'라며 끝까지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영화의 설정과 제목, 그리고 캐릭터들의 초반 대화에서부터 영화의 스포일은 잔뜩 깔려져 있으니 도대체 관객을 바보로 아는 것인지...


 

 


스릴러가 되기엔 함참 모자란...

마지막 반전을 숨기기에 서툴렀던 이 영화는 그렇기에 맥빠지는 결말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양윤호 감독도 그 사실을 어느 정도 눈치챘는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쯤 새로운 반전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전 그 마지막 반전이 정말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생각하는 스릴러는 관객과의 게임이고, 관객과의 게임을 위해서라면 공정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관객을 속이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정당하게 속이는 것은 어렵습니다.
[가면]은 관객을 속이기 위해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그것은 마지막 진범의 존재인데, 아무리 관객을 속이기위한 반전이라고해도 그 반전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면 안됩니다. 관객이 추리할 수 있는 충분히 단서를 줘야합니다.
하지만 양윤호 감독은 관객을 속이겠다는 생각에 억지 진범을 내세웁니다. 그야말로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진... 차라리 그 반전이 없었다면 [가면]에 대한 제 평가는 조금은 더 후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양윤호 감독을 기대하는 이유.

양윤호 감독의 영화는 참 거시기합니다. 재미잇다고 하기엔 뭔가 부족하고, 재미없다고 하기엔 재미있는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언제나 제게 2% 부족한 영화입니다.
[가면]도 그러합니다. 영화의 소재는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각 캐릭터들간의 분위기도 맘에 들었고,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화면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첫번째 반전을 효과적으로 숨기는 기술이 부족했으며, 쓸데없이 두번째 반전을 삽입함으로써 그나마 조금은 괜찮았던 스릴러로써의 재미를 억지 진범으로 송두리째 잃어버립니다.
역시는 그는 아직도 2% 부족한 감독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의 영화엔 절 100% 만족시켜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보이기에 이렇게 그의 영화가 개봉하는 전 또 그의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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