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제이 러셀
주연 : 알렉스 에텔, 에밀리 왓슨, 벤 채플린
엘라스모사우르스 VS 플레시오사우르스
스스로 공룡박사라고 말하는 6살된 우리 웅이가 몇 달 전부터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영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워터 호스]입니다.
[워터 호스]의 예고편을 보며 네스호의 괴물의 정체 밝히기에 골몰했던 웅이는 결국 네스호의 괴물은 바로 엘리스모사우르스라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우리가 혹시 플레시오사우르스가 아닐까라고 반론을 제시했지만 웅이는 공룡박사답게 '플레시오사우르스는 목이 짧아, 하지만 네스호의 괴물은 목이 길잖아'라며 그럴듯하게 네스호의 괴물이 엘라스모사우르스인 이유를 설명하더군요. 난 잘 모르겠던데...
사실 네스호의 괴물이 가짜로 판명되기 전엔 플레시오사우르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며, [워터 호스]의 제작자도 플레시오사우르스를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밝혔지만 굳이 웅이의 고집을 꺾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맞아, 엘라스모사우르스네.'라며 웅이의 기분을 맞춰줬답니다.
엘라스모 사우르스
플레시오사우르스
우리 동네 극장은 도움이 안된다.
암튼 이렇게 엘라스모사우르스인지, 플레시오사우르스인지 고민을 하면서 기다리고 기다렸던 영화 [워터 호스]가 드디어 개봉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저희 동네 극장에선 상영을 하지 않더군요.
오랜만에 웅이와 함꼐 극장 나들이를 가려던 제 계획은 이로써 무참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집에서 조금 멀더라도 [워터 호스]만큼은 웅이와 꼭 극장에서 보고 싶었지만 구피는 웅이가 감기기운이 있다며 웅이를 데리고 서울시내 한복판에 있는 극장에 가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결국 구피와 저는 웅이에게 [워터 호스]를 보여주기 위한 합의점에 도달해야만 했는데 그것이 바로 다운로드입니다. 하긴 어찌보면 다운로드에 대한 변명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워터 호스]를 보며 좋아하는 웅이를 보며 그래도 마음의 위안을 찾습니다. ^^
웅이와 함께 즐기기에 충분히 재미있었다.
영화의 배경은 2차 세계대전입니다. 전쟁으로 인하여 아버지를 잃은 앵거스(알렉스 에텔)는 우연히 바닷가에서 이상하게 생긴 돌을 줬게됩니다. 하지만 그 돌은 전설의 동물인 워터 호스였던 겁니다. 워터 호스를 집에서 어머니 몰래 키우려던 앵거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몸짓이 커져만 가는 워터 호스와 집안에 주둔을 하게된 군인들 때문에 앵거스는 워터 호스를 호수에 놓아줍니다. 그러나 워터 호스는 적의 잠수함으로 오해한 군인의 포격을 받고 앵거스는 워터 호스를 안전한 바다로 보내기위한 모험을 시작합니다.
사실 웅이가 2차 세계대전을 이해하기엔 무리인 나이인 탓에 시대적인 배경이라던가, 아버지를 잃은 앵거스의 캐릭터 성격등은 전혀 모르고 봤을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웅이가 영화를 즐기기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워터 호스]는 단순하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영화의 중반엔 잠시 딴짓을 하던 웅이(아직은 오랫동안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도 영화의 마지막 워터 호스의 바다로 향한 점프를 보며 환호를 지르더군요. 그러한 웅이의 웃음을 보는 것만으로도 [워터 호스]는 충분히 제겐 그 값어치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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