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리 타마호리 주연 : 피어스 브로스넌, 할리 베리, 토비 스티븐슨, 릭 윤 개봉 : 2002년 12월 31일 미군의 장갑차 사건으로 격앙된 반미감정이 한반도를 무대로 북한군 장교를 악당으로 묘사한 [007 어나더데이]에 영향을 미쳐, 요즘 극장가에선 [007 어나더데이]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시민 단체들을 중심으로 [007 어나더데이] 안보기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며, 네티즌들도 한반도 상황을 잘못 인식한 이 영화에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007 어나더데이]의 개봉날인 지난 12월 31일에는 종로의 서울극장에서 [품행제로]라는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는데 [007 어나더데이]안보기 운동을 하시는 수십명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007 어나더데이] 상영을 중단하라'며 서울 극장앞에서 시위를 하시더군요. 솔직히 이러한 상황에서 [007 어나더데이]에 대한 영화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제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영화는 그 영화 자체을 보도록 노력했었습니다. '그 영화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았는가'보다는, '제가 그 영화에 대해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제 나름대로 글을 썼던 겁니다. 하지만 [007 어나더데이]에 대한 영화의 이러한 외적인 상황은 지금까지 제가 추구했던 '영화에 대한 나만의 진솔한 느낌'을 방해합니다. 저 역시 대한민국의 국민이기에 미군의 장갑차 사건에 분개를 하며, 한반도 상황을 잘못 인식한 이 영화에 대해서 영화를 보기전부터 거부감을 느꼈던 겁니다. 이러한 거부감은 영화를 보기전부터 영화 자체만으로 보는 것을 방해할 뿐만아니라 영화를 보고나서 영화 이야기를 쓸때도 제 느낌보다는 남들이 제 글을 어떻게 읽을지 한번더 생각하게 되며, 영화에 대한 좋았던 느낌보다는 의식적으로 영화에 대한 나쁜 느낌만을 쓰게 되는 겁니다. 저는 이 영화를 인터넷으로 다운받아서 이 영화가 개봉하기 며칠전에 이미 봤었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네티즌들의 거부감은 역시 제게도 영향을 미쳐서 영화를 보면서도 '그래, 니네들이 얼마나 우리나라를 엉망을 표현했는지 한번 보자'라는 공격적인 자세로 영화를 봤습니다. 분명 영화속 북한군에 대한 묘사는 엉성했으며, 배우들이 우리말로 연기할땐 실소가 터져나왔습니다. 게다가 북한군을 소재로 삼았으면서도 당사자인 우리 남한을 철저히 배제한 이 영화의 전개에 상당한 실망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007 어나더데이]는 단지 영화 그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나름대로 재미있었다는 겁니다. 전작인 [007 언리미티드]에 너무나도 실망한 나머지 '이젠 제임스 본드는 역사속으로 사라져야 한다'라고 생각했던 제게 이 영화는 '아직도 제임스 본드가 살아있구나'라는 느낌을 줬다는 겁니다. 이렇듯 영화에 대한 제 느낌이 예상외로 '재미있었다'라는 것에 모아지자 전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007 어나더데이] 재미있었다'라는 글을 올릴 용기가 제겐 없더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영화를 본 후 영화 이야기를 쓰는 것이 제가 고등학교 이후로 거의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행하여 왔던 취미 생활이기에 이제와서 멈출 수는 없다는 생각 때문이며, 제 나름대로의 느낌을 진솔하게 적어서 다른 분들에게 비난을 받는 것이 제 자신을 속이는 것보다 휠씬 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이야기를 쓰며 이렇게 비장한 결심을 하는 것도 처음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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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로 |
인테넷의 과다한 보급(?)으로 게시판에 욕설이 난무하고, 이렇다 저렇다 남의 생각까지 막아버리는 네티켓 상실의 시대입니다. 얼마전에 개그콘써트의 말이 생각나네요. "개그는 개그일뿐 따라하지 말자"던가요?...^^ 영화는 영화일뿐 실제는 아닐텐데... 무조건 비판만 하고 때를 지어 몰려다니니... 같은 논리로 따지면 우리영화에는 다른나라를 왜곡하고 비하하는 영화는 없었나 생각해봅니다. 쮸니님의 솔직한 평에 한표 보냅니다. |
2003/01/02 | |
쭈니 |
흑~ 감사합니다. 솔직히 예전에 제 영화이야기에 대한 욕설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냥 무시하려해도 왠지 기분이 무지 나쁘더군요. 그래서 이번 글도 많이 걱정했었습니다. 암튼 미니로님의 격려... 많은 힘이 되네요. ^^ |
2003/01/02 | |
구피의꿈 |
비판하는건 좋은데 욕설은 좀 그렇다. 아이피 추적해서 따끔한 경고를 해줄까보당....감히 누구에게 욕설을-.- 아무튼 007 ....마지막 장면이 인상깊네...태국불상에...정말 이국적인 사원에....그리고 할리베리가 다이아몬드를 깔고 온몸에 뿌리고 누워있던데 안아픈지..아무리 비싼거라도...뾰족뽀족 아플텐데..난 왜 이런거만 궁금할까 몰라.... |
2003/01/03 | |
쭈니 |
거기가 태국불상이었나??? 일본사원이라는 말도 있던데... ^^ 암튼 액션만을 생각한다면 근래 봤던 007 영화중 가장 괜찮았던 것 같아. |
2003/0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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