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7년 아짧평

브레이크 업 : 이별후애(愛) The Break Up (2006)

쭈니-1 2009. 12. 10. 23:03

 

 



감독 : 페이튼 리드
주연 : 빈스 본, 제니퍼 애니스톤

앗! 이건 나와 구피의 이야기잖아.

꽤 오래전부터 제 컴의 하드속에 보관되어 있는 영화중 [브레이크 업]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리 썩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지도 않는대다가 장르도 평범한 멜로라서 영화보기를 자꾸 뒤로 미루다가 이렇게 제 기억속에서 점점 잊혀졌답니다.
그러다가 어느 우울한 오후, 부담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가 없을까 찾아보다가 그냥 [브레이크 업]이나 보자는 심정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죠.
별 생각없이 보기 시작한 [브레이크 업].
그런데 영화의 초반부터 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된 게리(빈스 본)와 브룩(제니퍼 애니스톤)의 싸움이 며칠전 저와 구피가 벌였던 신경전을 연상시켰기 때문입니다.
순간 흥미진진해지더군요.
그래 그들은 어떻게 되었나 지켜보자는 마음으로 영화에 더욱 집중했습니다.

처음엔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게리와 브룩의 싸움은 사실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가족 초대 저녁 만찬을 끝내고 지쳐버린 게리는 잠시 쉬려고 합니다.
하지만 설겆이를 끝내고 쉬고 싶은 브룩은 게리에게 설겆이를 도와달라고 합니다.
게리는 설겆이는 이따하고 먼저 쉬자고 고집을 피웁니다.
그렇게해서 시작된 싸움은 결국 결별로 이어지죠.
사실 싸움의 시작은 이렇게 사소한 것이었지만 그들의 마음 속에 서로에 대한 불만이 내제되어 있었습니다.
하루종일 피곤하게 일을 마친 게리는 집에서 안식을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일과 가정일을 동시에 하려는 브룩은 게리가 좀 더 도와주길 바랍니다.
문제는 게리는 야구를 좋아하고 게임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면 하고 싶은게 많습니다.
야구 하이라이트도 봐야하고 게임도 즐겨야하고...
하지만 브룩은 집안을 꾸미고 게리를 신경쓰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렇기에 자기 자신이 게리를 생각하는 것만큼 게리가 자신을 생각해주지 않는 것이 화가나는 것입니다.

여자와 남자는 서로 다르다.

브룩은 게리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계속해서 암시합니다.
직접적으로 요구하기보다는 빙 돌려서 이야기를 하는 거죠.
하지만 게리는 그런 것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왜 저렇게 사소한 것으로 화를 내냐며 오히려 짜증을 냅니다.
브룩이 원하고자하는 것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브룩이 말하는 그대로만을 보고 판단하기에 게리로써는 브룩의 불만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영화의 후반부 게리는 브룩에게 말합니다.
왜 진작에 그러한 것들을 이야기하지 않았냐고?
브룩은 대답합니다.
계속 이야기했다고?
남자와 여자는 분명 다릅니다.
신체적 조건도 다르고 생각도 다릅니다.
여자들이 빙 돌려 이야기하는 것들을 못알아듣습니다.
그것이 바로 남자입니다.

우리도 어쩌면...

게리와 브룩의 싸움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어 결국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브룩도 게리와 진짜 헤어지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에게 충격을 줘서 자신에게 잘 하게 하려고 했던 것뿐입니다.
하지만 게리는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브룩이 먼저 자신을 버렸다고 여깁니다.
결국 그들은 서로 사랑하지만 헤어지는 비극에 빠지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고 저와 구피를 생각했습니다.
전 게리와 비슷합니다.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를 영화보기와 리뷰쓰기로 풀기 때문에 집에와서도 바쁩니다.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거죠.
직장도 다니고, 웅이도 챙기고, 저도 챙겨야 하는 구피로써는 짜증이 날 수 밖에 없죠.
며칠전 구피와 크게 싸운 적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너무 사소해서 싸울 일도 아닌데 구피가 제게 짜증을 내서 저도 참지 못했답니다.
결국 게리와 브룩같은 비극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영화를 보며 서로 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브레이크 업]은 이렇게 결혼한 사람들이라면(특히 남자) 한번 볼만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아직 미혼이라면 이 영화 분명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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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돌
남자와 여자를 다시한번 보게 되는 영화인것같아여. ^^  2007/08/17   
쭈니 네, 그래서 저도 이 영화 보고 느낀 점이 많아 요즘은 집안 일 많이 도와주려 노력중이랍니다.
물론 그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더군요. ^^;
 2007/08/19   
바이올렛
전 이 영화 시작만 하고 버려버렸답니다. 제니퍼 애니스톤..은 정말 예쁘게 나오던데, 게리 빈스..의 그 억센 느낌이 너무 싫어서 바로 꺼버렸어요. 근데 다시 보고싶은 맘이 생기네요.

쭈니님.. 집안 일은 도와주는게 아니라 당연히 같이 하는 거랍니다. 구피님이 전업주부도 아니신데 돕긴 누굴 돕습니까, 당연히 해야 하는 거죠~~
계속 착한 남편 되세요~~~^^
 2007/09/08   
쭈니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하는 것이라고요.
착한 남편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러려면 아마 영화도 보지 말아야하고, 술도 절대 마시면 안됩니다. ^^;
 2007/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