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김정우
주연 : 현영, 이동욱
비디오플레이어가 망가졌다.
정말 맹세코 동네 비디오 대여점 아주머니를 생각해서라도 영화를 불법 동영상이 아닌 비디오로 빌려서 보기로 다짐을 했었답니다.
그래서 큰 맘먹고 거금(?) 1천5백원을 들여 오랜만에 [클릭]을 빌렸건만 왠걸... 비디오 플레이어가 플레이는 안되고 비디오 테잎을 씹어버리고 말더군요.
처음엔 '이건 비디오 테잎 문제일꺼야.'라는 생각에 제가 소장하고 있던 비더오 테잎중 [히트]를 비디오 플레이어에 넣어 보았지만 마찬가지... 결국 제가 아끼는 [히트] 비디오 테잎만 망가뜨리고, 1천5백원만 낭비한채 비디오 테잎 씹혔다는 말도 못하고 고스란히 [클릭]을 반납하고 도망치듯이 비디오 대여점에서 뛰어나왔답니다.
구피는 '비디오 고치지마. 앞으로 다운받아서 보면 되잖아'라고 선언했지만 자막이 필요없는 우리 영화는 몰라도, 외국 영화는 비디오로 보는 것이 휠씬 좋은걸... 암튼 비디오 플레이어가 망가졌다는 핑계로 [최강로맨스]를 다운받아서 봤답니다. ^^;
현영... 많이 컸다.
솔직히 현영이라는 배우,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오디오에 민감한 편이라서 목소리가 이상한 배우들은 특히나 싫어합니다.(박경림 같은... 그녀가 가수 선언했을 땐 정말 미쳐버리는줄 알았답니다.)
하지만 현영은 그런 코맹맹이 소리임에도 불구하고 꽤 자신의 캐릭터를 잘 가꾸어 나가더군요. 특히 [작업의 정석]과 [조폭 마누라 3]에서의 감초 연기는 그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꽤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녀가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나섰습니다.물론 그녀라고 언제나 조연으로만 머무르라는 법은 없지만 그 코맹맹이 소리를 영화내내 들을 생각을 하니 약간 짜증이 났던 것 역시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부담없이 웃긴다는 소문을 익히 들었던터라 비디오 플레이어가 망가진 아픈 가슴을 달래기위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한다면 현영... 그 코맹맹이 소리로 꽤 주연의 임무를 잘 수행하더군요. 왠지 김정은을 연상하게 만드는 푼수연기와 조연이었을때 최대한 활용했던 코맹맹이 소리를 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선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여전히 그녀를 좋아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도 아닌만큼 앞으로 그녀의 배우로써의 행보를 주목해봐야 겠습니다.
코미디 영화로는 괜찮지만, 액션 영화로는 부족한...
[최강로맨스]는 현영의 활약 덕분에 꽤 볼만한 코미디 영화가 되었습니다. 사회부 기자가 되고싶은 엽기발랄 푼수 연예부 기자 최수진과 아버지의 뒤를 이어 멋진 형사가 되고 싶지만 형사로써는 치명적인 모서리 공포증을 앓고있는 강력반 형사 강재혁의 로맨스는 이 영화에 제가 바랬던 것처럼 그저 생각없이 허허실실 웃을만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후반으로 흘러가고 마약조직과의 대결로 치닫게 되자 영화는 약간의 억지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경찰 조직을 비웃을 정도로 영화속 마약 조직의 규모는 커보이지 않았는데 아주 맘껏 온갖 횡포를 자행하더군요.
여기에 열혈 형사 강재혁의 원맨쇼가 펼쳐지고 끝이 뻔히 보이는 결말로 흐르며 차라리 그냥 엽기발랄 로맨스로만 흘렀으면 더 재미있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최수진의 동료 여기자역을 맡아 영화의 감초역활을 톡톡히 해낸 전수경의 코믹 연기는 정말 대단하더군요. 마지막에 화염병을 들은 그녀의 모습은 황당한 액션 속에서도 맘껏 웃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줘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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