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7년 아짧평

에라곤 Eragon (2006)

쭈니-1 2009. 12. 10. 22:48

 

 



감독 : 스테판 팽마이어
주연 : 에드워드 스펠리어스, 제레미 아이언스, 존 말코비치, 시에나 걸리로리

[블러드 다이아몬드]에 이어...

기대작이 무려 4편이나 되었던 1월 둘째주 개봉작중 드디어 마지막 남아 있던 기대작인 [에라곤]을 봤습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와 마찬가지로 비디오 출시를 기다리기엔 제 인내심이 너무 부족했던 겁니다.
게다가 새로 구입한 PMP덕분에 다운로드받은 영화 파일을 TV로 재생시키는 것이 쉬워진것도 갑자기 Divx로 영화를 많이 보게된 이유이기도 합니다.(PMP를 TV에 연결시켜 재생시키기만 하면 되니 이제 CD에 굽지 않아도 됩니다.)
암튼 비디오 가게 아주머니한텐 죄송스럽지만 이젠 비디오를 빌리려 가는 것보다 공유 사이트를 뒤지는 것이 휠씬 손쉽다는...(우리나라 비디오 시장을 위해서라도 이러면 안되는데... 쩝~)

판타지 영화의 첫번째 법칙 : 절대악이 존재한다.

이 영화의 원작은 천재작가 크리스토퍼 파올리니가 15세부터 쓰기 시작했다는 '유산 3부작'중 첫번째 판타지 소설 [에라곤]입니다.
과연 15세의 소년이 쓴 판타지 소설은 어떤 모양새를 가지고 있을까? 이것이 영화 [에라곤]을 향한 제 첫번째 호기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에라곤]은 기존의 판타지 영화의 법칙을 그대로 따라가는 상상력 빈곤의 영화였습니다.
15세 천재 소년의 상상력이라기에 뭔가 기존의 판타지 영화에선 느낄 수 없었던 참신함을 기대했었는데 그 기대감은 영화를 보기 시작한 30여분만에 무참히 깨져 버렸죠.
이 영화는 그야말로 판타지 영화의 법칙을 그대로 집대성한 영화같았습니다. 그 첫번째 법칙이 바로 절대악의 존재이죠.
다른 영화들이 선과 악의 구별이 모호해질때 판타지 영화만큼은 절대악의 존재는 필수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의 사우론, [해리포터]의 볼드모트, 그리고 [에라곤]엔 갈버토릭스(존 말코비치)입니다.
이 판타지 영화에서 절대악의 법칙은 절대로 깨질 수 없는 것인지, [에라곤]을 보다보니 새삼 궁금해지더군요.

판타지 영화의 두번째 법칙 : 소년의 성장기

[에라곤]은 평범한 소년인 에라곤(에드워드 스펠리어스)이 우연히 용의 알을 줍게되며 시작합니다. 그는 드래곤 라이더가 되고 그때부터 소년에서 영웅이 되기위한 성장통을 겪습니다.
[반지의 제왕]에선 평범한 호빗인 프로도가 절대반지를 없애기 위한 여정을 떠나며 점점 영웅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해리포터]는 두말하면 잔소리고요.
[에라곤]의 에라곤은 이러한 소년의 성장기가 아주 노골적으로 그려집니다. 아니 이전의 판타지 영화와는 달리 너무 졸속으로 그려지는 것이 어쩌면 더 문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원작 소설 자체가 그런지, 아니면 영화로 만들면서 에라곤의 성장 과정을 생략해버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소년의 성장이라는 판타지의 법칙만 있을뿐, 정작 그 과정은 생략되어있는 아주 이상한 판타지 영화였습니다.

판타지 영화의 세번째 법칙 : 운명은 결정되어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의 운명은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었습니다. 프로드와 반지 원정대는 그 거대한 운명의 일원으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운명 속에 책임을 완수합니다.
[해리포터]의 운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절대악인 볼드모트의 숙적으로 운명지어진 그는 성장을 거치며 점점 볼드모트와의 정해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직 원작 소설이 완결되지 않았기에 해리의 운명이 어떨지 알수는 없지만 그러한 결정되어진 해리의 운명은 영화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듭니다.
[에라곤]의 에라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마지막 드래곤 라이더로 운명되어진 영웅입니다. 갈버토릭스의 독재속에서 인간을 지킬 최후의 용사로 운명지어진 그는 자신의 정해진 운명에 따라 점차 갈버토릭스에 맞섭니다.
하지만 다른 판타지 영화에서 그 결정지어진 운명의 끝이 궁금했던 것과는 달리 [에라곤]에서는 너무 뻔히 마지막 운명이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 볼수록 점점 흥미를 잃게 됩니다.

법칙만 있고, 재미는 없다.

판타지의 법칙을 고스란히 따라가면서도 너무 아이 취향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영화가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지루함을 느끼게 만듭니다.
에라곤이 언제 저렇게 멋진 용사가 되었는지 생략되었고, 갈버토릭스는 영화의 시작부터 무조건 절대악으로 운명지어진채 존 말코비치의 연기력을 낭비하고 있었으며, 소년의 운명은 영화가 흐르면 흐를수록 왠지 그 끝이 뻔히 보입니다.
원작 소설이 3부작이라니 이제 곧 2편이 제작될지도 모르겠네요. 하긴 [에라곤]에선 아직 에라곤과 갈버토릭스의 싸움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조차 되지 않았으니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조금 뒤로 미뤄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2, 3편도 이런 식이라면 판타지 영화의 인기에 편승한 졸속 판타지 영화라는 오명을 벗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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