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에드워드 즈윅
주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지몽 운스, 제니퍼 코넬리
비디오 출시 기다리기에 지쳤다.
기대작들이 한꺼번에 개봉했던 지난 1월 둘째주. 전 열심히 기대작들을 챙겨보긴 했지만 가장 기대되었던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결국 보지 못한채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3달이 흘렀습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불법 동영상에 대한 유혹도 많았지만 이 영화만큼은 비디오나 DVD가 출시되면 그때 보겠다고 미루어두었지만 요즘 제 인내심이 약해졌는지 결국 이렇게 다운로드로 보고 말았네요.
뭐 불법 행위에 대한 자기 합리화, 혹은 변명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비디오 시장은 너무 열악한듯 합니다. 동네에 비디오 대여점도 별로 없고, 비디오 대여점이 있더라도 작은 구멍가게식이다보니 극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 이외엔 찾아보기 힘들고, 비디오 출시도 늦는 감이 있고...
결국 이렇게 우리 비디오 시장을 열악하게 만든 주원인은 다운로드인데, 비디오 시장의 축소로 저같은 영화팬들은 다운로드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이런 비디오 시장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변명치곤 상당히 거창하죠? ^^;)
우울해지긴 싫었지만...
일요일 오후, 웅이와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한없이 늘어질대로 늘어져 쇼파에 나뒹굴던 그날, 전 구피에게 영화 보자고 말했습니다. 물론 극장갈 힘조차 남아있지 않으니 당연히 집에서 보자는 제안이었죠.
구피는 무슨 영화가 있냐고 물었고 전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강력 추천했지만 구피는 '우울해지기 싫다'며 꺼려하더군요.
하지만 제 강력한 고집으로 결국 우린 지칠대로 지친 몸을 쇼파에 기댄채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감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영화는 구피의 예상대로 관객을 우울하게 만들더군요. 아프리카의 그 참혹한 실상은 몇달전 본 [콘스탄트 가드너]보다 오히려 더욱 암울했습니다.
정부의 부정부패와 반정부군의 폭력에 시달리는 힘없는 사람들과 어린 아이들의 참상은 당장이라도 눈을 감아버리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제가 아프리카가 아닌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것이 감사할 정도였으니...
디카프리오, 앞으로 기대해도 되겠다.
하지만 그래도 영화는 재미있었습니다. 영웅 만들기위 귀재인 에드워드 즈윅 감독은 자신의 특기대로 이 영화를 복잡한 사회 드라마가 아닌 재미난 영웅 어드벤처로 만들었고, 반정부군에 끌려간 아들을 구하기 위한 솔로몬(지몽 운수)의 절규도 꽤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자들만이 득실대는 영화에서 홍일점으로 매력을 발휘한 제니퍼 코넬리의 아름다움도 제겐 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뭐니뭐니해도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영화라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그는 이 영화로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항간에선 [디파티드]의 연기가 더 뛰어났다고 평하지만 아카데미가 [디파티드]의 디카프리오보다는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디카프리오를 선택한 이유는 역시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의 디카프리오가 더 매력적이었다는 반증이겠죠?(물론 아카데미 회원들의 눈에는... ^^)
이젠 디카프리오는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가 아니더라도 그의 남자다운 매력과 연기력을 충분히 펼칠 수 있어 보입니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다이아몬드에 대한 입씨름.
이 영화를 본 후 구피에게 말했습니다.
"거봐, 다이아몬드를 사면 안돼"
하지만 구피는...
"다이아몬드를 사주고나 그런 말을 하시지"
라며 핀잔을 주더군요.
하지만 저는 당당하게...
"결혼 예물로 다이몬드 반지 사줬잖아"
라고 항변을 했지만 구피는...
"우리 다이아몬드 반지는 싸구려라서 아프리카 수입품이 아니랍니다."
라고 일침을 가하더군요.
전 모든 다이아몬드가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줄 알았다는... ^^
암튼 다이아몬드 사지도 팔지도 맙시다.(영화를 본후의 엉뚱한 결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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