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케리 커크패트릭, 팀 존슨
더빙 : 브루스 윌리스, 개리 샌들링
이젠 자막보다 더빙이 더 좋다.
저는 애니메이션을 볼때 가장 먼저 고려했던 것이 바로 더빙인지 자막인지의 여부입니다. 특히 할리우드의 스타급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한 애니메이션이 우리나라에서 개봉하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자막 대신 더빙으로 처리하였을 경우는 절대 보지 않았습니다. 영화의 참 맛을 느낄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죠.
하지만 웅이와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젠 자막 처리된 애니메이션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더빙 처리된 애니메이션만 찾게 되었습니다. 며칠전 길거리에서 구입한 DVD도 더빙처리된 영화라는 속임수에 넘어가 구입을 했죠. 하지만 실제 더빙 처리된 영화는 [헷지]뿐... 웅이가 그토록 애타게 찾던 [부그와 엘리엇]은 아쉽게도 자막 처리도어 있었죠.
그래도 우리 웅이. 자막 처리된 [부그와 엘리엇]을 벌써 몇번이나 봤다는 군요. 뭔 소리인줄도 모르면서 그림과 상황만 보고도 대강 스토리를 짜맞추더군요. 하긴 워낙 영화가 단순 명료했으니...
암튼 이번엔 더빙 처리된 [헷지]를 웅이에게 보여줄 예정입니다. 주인공 캐릭터도 단 둘이고, 스토리도 단순했던 [부그와 엘리엇]에 비해 [헷지]는 약간 복잡하여 웅이가 잘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그래도 더빙 처리된 영화이니 웅이도 좋아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슈렉의 제작진이 뭉쳤다.
[헷지]는 [슈렉]으로 대박을 터트린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입니다. 한때는 디즈니와의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슈렉]이라는 걸작 애니메이션을 내놓았지만 이젠 디즈니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가족주의 착한 애니메이션에 전념하는 군요.
[헷지] 역시 그러합니다. 귀여운 동물 들이 주인공이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것을 지향하는 스토리 라인과 완벽한 가족주의로 포장된 라스트 엔딩까지.. 무엇하나 착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더없이 좋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저 역시 주저하지 않고 웅이와 함께 보고 싶어 졌고요.
하지만 [슈렉]에서 보여줬던 디즈니와의 차별점이 이젠 드림웍스에겐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이 아쉽기만 하네요. 물론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도 환영하지만 간혹 발칙한 상상력을 지닌 성인도 졸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드림웍스에서만이라도 만들어지길 원했는데... 역시 무리였나 봅니다.
귀엽다. 재밌다. 그러면 된거지?
물론 [헷지]는 재미있습니다. 너구리, 거북이, 다람쥐, 고슴도치, 주머니쥐, 스컹크 등 영화 속 캐릭터들도 귀엽습니다. 그에반에 인간 캐릭터는 상당히 추하게 그림으로써 영화를 보는 아이들에게 동물 캐릭터에 더욱 애착을 가지게 하는 전략도 꽤 맞아 떨어지는 듯이 보입니다.
영화를 보는내내 즐거워고, 동물들의 털 한올 한올 실감나게 표현된 기술력이 놀라웠습니다.
그거면 된거겠죠. 애초에 웅이에게 보여줄 생각으로 구한 애니메이션이니...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면 분명 욕심일 뿐입니다. 웅이가 이 영화를 보며 '우와 재미있다'라고만 외쳐준다면 전 이 영화에 별 5개가 아니라 그 이상도 주겠습니다. 하지만 웅이의 반응이 시원치않다면 별 3개 정도... 왜냐하면 난 아직도 초기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을 그리워하는 철없는 어른 관객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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