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7년 아짧평

누가 그녀와 잤을까? (2006)

쭈니-1 2009. 12. 10. 22:41

 

 



감독 : 김유성
주연 : 김사랑, 하석진, 박준규, 하동훈, 이혁재

우울증에 걸린 구피...

"나, 우울증에 걸린 것 같아."
구피가 제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합니다.
"정말? 왜? 나처럼 잘생긴 남편이 옆에 있는데..."
남들이 들으면 농담으로 받아들이겠지만 제 스스로는 진지하게 진담으로 반문했습니다.
"영화 안봐서 그래. 오늘 영화 보러 가자!"
"됐거든..."
저는 곧바로 이번 기회에 영화 금지령을 뚫어보겠다는 얄팍한 잔머리를 써보지는 구피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습니다.
암튼 요즘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로 구피에게 한동안 신경을 쓰지 못했더니 이런 일이 발생했나봅니다.
제가 좀더 구피에게 잘해줘야하는데 지금은 내 자신을 챙기기에도 벅차니... 그래도 우울증에 걸렸다는 구피를 위해 우리 코미디 영화인 [누가 그녀와 잤을까?]와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빌려왔습니다.
하지만 심드렁한 구피... 결국...
"혼자 봐..."
하고는 컴퓨터 방에 들어가 버립니다. 혼자 영화를 보며 전...
"이렇게 웃긴 영화들이 세상에 널려 있는데 왜 우울증에 걸릴까?"
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제가 이상한 것인지, 구피가 이상한 것인지... ^^;

생각없이 웃기다.

사실 이 영화 개봉전부터 보고 싶었습니다. 처음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영화 예고편에서 보여준 김사랑의 섹시미와 섹스 코미디와 미스터리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제 마음을 은근히 끌어당겼습니다.
하지만 극장으로 달려가고 싶을만큼의 매력은 풍기지 않았기에 비디오 출시를 기다렸는데, 아니나다르까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았나봅니다.
극장에선 흥행에 실패하여 곧바로 간판을 내리고 비디오로 출시되었건만 비디오 출시후엔 좀처럼 빌릴수가 없었습니다. 언제나 대여중이었기 때문이죠.
뭐... 솔직히 이 영화에 대해서 총평을 한다면 딱 비디오로 영화를 즐기는 분들을 위해 태어난 영화같습니다. 적당히 야하고, 적당히 웃기며, 적당히 재미있는... 어차피 웃기 위해 이 영화를 빌렸으니 이 영화를 보며 하하호호 웃은 것만으로도 전 이 영화에 만족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왠 15세 관람가?

그래도 명색이 섹스 코미디인데 너무 관람 등급이 낮은 것은 아닌지...
제목부터가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김사랑의 섹이 넘치는 자태가 이 영화의 분위기를 대변하건만 이 영화는 웃기는데에만 전념하는 나머지 섹스 코미디라는 자신의 정체성은 철저하게 망각을 해버리더군요.
그리고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김사랑의 연기도 약간은 어색했습니다.
사실 김사랑은 [남자 태어나다]에서부터 제가 눈여겨본 여배우입니다. 하지만 [남자 태어나다]이후 선택한 영화가 엄청난 혹평으로 영화 보기조차 두렵게 만들었던 [남남북녀]였었죠.
[남남북녀]의 실패후 그녀가 의욕차게 선택한 [누가 그녀와 잤을까?].
이 영화는 누가 뭐래도 김사랑의 영화입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잘 빠진 다리만으로도 15세 관람가 영화가 섹스 코미디가 되어 버리니...
하지만 기왕 과감하게 연기 변신을 원했다면 18세 관람가 등급의 노출이었다면 더욱 좋았을텐데...(물론 저와 같은 남자들에게... ^^;)

세 얼굴을 가진 김사랑

물론 김사랑의 연기가 어색하다는 언급은 그녀의 노출이 생각보다 덜했기 때문은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 김사랑은 세가지 얼굴을 지닌 여교생으로 나옵니다.
학교의 얼짱 남학생 태요(하석진)앞에선 잘생긴 연하남의 유혹에 어쩔줄 모르는 청초한 여성이 되더니만, 보약을 잘못 복용해 40대의 얼굴을 가진 재성(박준규)에겐 따뜻한 선생님이 되어 줍니다. 그리고 무조건 들이대는 문제아 명섭(하동훈)에게는 약간은 새침한 여성으로 변신하죠.
김사랑은 이렇게 세 명의 학생 앞에서 각각의 얼굴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김사랑에겐 이렇게 세 얼굴을 가진 캐릭터가 버거워 보였다는..
특히 재성 앞에서 한없이 착한 선생의 모습은 아무리봐도 어색했습니다. 그러한 어색함이 김사랑의 섹시함에 의한 선입견인지는 모르지만 배우라면 그러한 선입견을 넘어 관객에게 각각의 다른 모습을 한 영화 속에서 완벽하게 표현할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너무 신인급 배우에게 많은걸 요구하는 건가요? 그럴지도 모르지만 한편의 영화를 책임져야하는 주연 배우에겐 그 정도의 능력은 갖추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사랑의 착한 몸매 덕분에 영화는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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