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6년 아짧평

저스트 프렌드 Just Friends (2005)

쭈니-1 2009. 12. 10. 22:24

 

 



감독 : 로저 컴블
주연 : 라이언 레이놀즈, 에이미 스마트

지하철에서 파는 DVD는 사지 말자.

정말 정말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습니다. 제목은 [폭풍우치는 밤에]. 이 서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기위해 오랫동안 기다려왔지만 저희 동네 비디오 대여점에선 그 어디에도 이 영화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천성이 게으른 저는 다른 영화같았으면 일찌감치 포기했을 겁니다. 나와 인연이 닿지 않는 영화라며... 하지만 [폭풍우치는 밤에]는 왠일인지 자꾸 눈에 밟힙니다.
저녁 퇴근 시간 지하철 환승역. 퇴근 인파에 밀려 이리저리 휩쓸려다니고 있을때 만원에 4장이라며 DVD를 파는 노점상이 보였습니다. 사실 저런 불법 복제 DVD를 사느니 차라리 몇천원 더 주고 정품을 구입하자는 주의라서 별 관심이 없었는데 [폭풍우치는 밤에]의 표지가 눈에 띄는 겁니다.
하지만 노점상 아저씨는 하나는 안판다는 군요. 그래서 5천원에 두장으로 합의를 보고 얼른 [폭풍우치는 밤에]를 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타야할 지하철이 도착하는 바람에 다른 한개는 심사숙고할 여유도 없이 그저 아무거나 집히는대로 들었습니다. 그것이 [저스트 프랜드]였습니다.
집에 돌아와 [저스트 프랜드]부터 플레이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왠걸... 화질은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디빅 수준이고, 자막도 아마추어가 만든 자막이었습니다. 게다가 화면 비율이 안맞아 자막이 잘리는 일까지 발생하니 정말 영화볼 맛이 나질 안더군요.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그것이 안되면 정품 DVD나, 비디오로...(공익광고협의회... ^^)

친구에서 연인으로... 누구나 한번 겪어봤음직한...

제 경험담 하나... 중학교 3학년때부터 친구로 만나온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녀와 저는 남자와 여자도 친구가 될수 있다는 것은 실천해보이자며 도원결의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결코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더군요. 나이가 들어 점점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여 자꾸 그녀가 여자로 보이는 겁니다. 결국 대학 졸업반때 그녀와 단둘이 겨울 바다로 여행을 갔습니다. 그날밤 한 침대에 누웠는데 정말 싱숭생숭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결코 친구의 범위를 넘어서는 행동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좋은 친구를 잃고 싶지않다는 어리석은 생각때문이었죠. 결국 일주일간의 여행동안 우린 한 침대에서자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결국 친구 관계마저 소원해져 요즘은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스트 프랜드]는 그런 제 경험담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영화입니다. 크리스(라이언 레이놀즈)와 제이미(에이미 스마트)는 절친한 친구 사이.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크리스는 이제 제이미와 연인의 관계로 발전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친구 울타리를 만들어놓고 크리스를 그곳에 가둬두는 제이미에게 크리스는 상처받습니다.
이제부터 영화는 마치 [미녀는 괴로워]의 할리우드 남성 버전처럼 뚱보 크리스가 킹카가 되어 다시 에이미의 곁으로 돌아오는 사실 조금 뻔한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저와 제 친구는 결국 친구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서로에게 잊혀졌지만 크리스와 에이미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대로 점차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연인 사이로 발전합니다.

그녀는 정말 예뻤다.

[저스트 프랜드]의 재미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누구나 한번 겪어봤음직한  이야기를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의 범주안에서 오락 영화적인 상품성을 갖추게 하는 것.
그리고 또한가지 이 영화의 매력을 짚는다면 바로 에이미 스마트의 매력도 빠뜨릴수가 없겠군요.
에이미 스마트. 제가 그녀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나비효과]에서 부터였습니다. 에반(애쉬튼 커처)이 그토록 지키고 싶어했던 첫사랑의 그녀 카일리. 그녀를 위해 자신의 생존조차도 지워버리고 싶어했던(감독판) 에반의 그 애절한 사연은 에이미 스마트의 미묘한 미모 속에서 정당성을 확보합니다.
[저스트 프랜드]에서 에이미 스마트의 매력은 좀 더 빛이 발합니다. [나비효과]처럼 어두운 영화가 아닌 밝은 로맨틱 코미디이기에 관객의 입장에서 저는 좀 더 편안하게 그녀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제가 그녀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바로 그녀가 미셸 파이퍼를 닮았기 때문인듯 합니다. 요즘 그녀의 얼굴 보기가 힘들던데 에이미 스마트에게서 미셸 파이퍼를 발견하고나니 더욱 그녀에게 애착이 가네요. 앞으로도 그녀의 맹활약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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