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6년 아짧평

야연 夜宴 (2006)

쭈니-1 2009. 12. 10. 22:23

 

 



감독 : 펑 샤오강
주연 : 장 쯔이, 다니엘 우

이 영화를 보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추석 연휴 [야연]이 개봉되었을때 저는 주저없이 기대작으로 꼽았습니다. 워낙 중국 무협 영화를 좋아하는지라 [야연] 역시 그런 제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줄 것이라 믿었던 거죠.
하지만 추석 연휴기간동안 [야연]을 극장에서 놓치고 구피가 회사에서 [야연]의 영화 CD를 구해왔습니다. 처음엔 이런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해를 외쳤지만 결국 구피와 함께 집에서 보기 시작했죠.
하지만 1시간이 조금 넘었을때 우린 졸음을 참지 못하고 그만 영화보기를 중단해야 했습니다. 그날 유난히 피곤했던 것인지, 아니면 영화 자체가 그토록 재미없었던 것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암튼 [야연]은 그 이후 제 책상 깊숙히 쳐박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제 기억속에서 잊혀지던 [야연]을 지난 목요일 다시 봤습니다. 무협 영화치고는 꽤 졸리운 스토리를 참고 넘어가며 2시간에 달하는 영화를 모두 보고나니 속이 후련하긴 하더군요. ^^

무협 영화치고는 꽤 정적인...

[야연]이 제겐 많이 지루했던 이유는 [연인]이나, [영웅]과는 다른 정적인 분위기 탓입니다.
다른 무협 영화들이 영웅들의 모험담을 담고 있는데반에 [야연]은 당나라 황실의 암투를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액션은 다른 무협 영화와는 달리 아주 은밀히 진행되며 그러다보니 무협 영화로써의 화끈한 재미가 많이 상실되었습니다.
물론 중국 무협 영화 특유의 아름다운 액션씬은 여전하지만 그런 액션씬이 정적으로 조용히 흘러가다보니 영화의 분위기는 한없이 무거워지더군요.
황제의 자리를 둘러싼 인물들의 암투. 처음부터 [햄릿]을 모티브로 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그런 황실의 암투는 무협이라는 장르와는 잘 맞지 않나봅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은 인상깊었다.

그래도 영화가 끝나고 '보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마지막 비극 덕분입니다.
세익스피어의 3대 비극인 [햄릿]을 모티브로 삼았기에 이 영화의 비극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지만 그래도 한 여자를 둘러싼 엇갈린 사랑 때문에 죽음을 맞이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니 영화의 정적인 분위기에 걸맞게 아련한 슬픔을 안겨주네요.
결국 최후의 승자처럼 비춰졌던 황후 역시 암살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영화가 끝나고나서도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었답니다.
이래서 전 비극적인 영화를 좋아하나봅니다. 비극은 언제나 아련하게 제 기억속에 오랫동안 남아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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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만
보다가 중간에 졸았어요..ㅠ_ㅠ  2006/12/18   
쭈니 저만 졸았던 것은 아니었군요. ^^  2006/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