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6년 아짧평

월래스와 그로밋: 거대토끼의 저주 (2005)

쭈니-1 2009. 12. 10. 21:59

 



감독 : 스티브 박스, 닉 파크
더빙 : 피터 살리스, 헬레나 본햄 카터, 랄프 파인즈

월래스와 그로밋이 돌아왔다.

8년전 3개의 단편을 묶어 국내 극장가에 첫 선을 보였던 클레이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이 드디어 장편 애니메이션이 되어 우리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름하여 거대토끼의 저주!!! 쿠두둥!!!
8년전 학교 후배들과 이 경이로운 애니메이션을 경험했던 저는 그러나 [거대토끼의 저주]가 개봉후에는 팀 버튼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유령신부]를 관람하기위해 이 영화의 극장 관람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한마디로 [거대토끼의 저주]는 대진운이 않좋았던 거죠. 하필 팀 버튼의 영화와 맞붙게 되다니...

가제트 형사, 늑대인간, 혹은 킹콩

'영화노트'에서도 밝혔지만 [월래스와 그로밋]은 단편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점차 헐리우드 액션 영화화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경향은 [화려한 외출]과 [전자바지 소동], [양털도둑]을 비교해보면 금새 알 수 있죠.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였던 [화려한 외출]과는 달리 [전자바지 소동]과 [양털도둑]은 영화적 재미는 늘어났지만 독특한 상상력은 조금씩 퇴화되는 모습을 보였던 겁니다. 그리고 [거대토끼의 저주]는 그러한 [월래스와 그로밋]의 헐리우드화의 절정판입니다. 물론 헐리우드에서 제작되었기도 하고요.
[거대토끼의 저주]에서 주인공 월래스와 그로밋은 [가제트 형사]의 가제트와 그의 조카 페니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다시말해 월래스는 사건을 일으키기만 하고 실질적으로 그 사건을 해결하는 이는 월래스의 애견 그로밋인 거죠.
보름달이 뜨면 거대토끼로 변하는 저주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늑대인간]을 차용한 것이며, 영화의 마지막엔 [킹콩]을 패러디하기도 합니다. 이번엔 아주 제대로 헐리우드 액션 영화를 따르기로 작심한듯이 보입니다.

재미는 있지만 예전의 그들의 모습이 그립기도 하다.

그런 [월래스와 그로밋]의 헐리우드화는 영화를 재미있게 만듭니다. 미스터리와 액션 활극의 적절한 조화속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실력은 여전했습니다.
하지만 치즈를 캐기위해 치즈로 만들어진 달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화려한 외출]에서의 엉뚱한 상상력의 그들이 약간 그립기도 했답니다. 너무 디즈니화된 드림웍스의 착한 애니메이션으로 둔갑한 [거대토끼의 저주]는 그런 의미에서 반갑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고, 예전이 그립게도 만드는 복잡다난한 감정을 제게 안겨운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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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동생과 함께 영화를 보고나서.. '옛날 꺼가 그립다. 그지?'라고 말했던 동생의 의견을.. 저만 동의한 것이 아니었군요... 달에 가서 크래커에 치즈를 발라 먹는다는 상상은.. 압권.  2006/03/01   
쭈니 역시 영원님은 동감해주실줄 알았습니다. ^^  2006/03/01   
영화광ㅋㅋ
거의10년전에 처음 본뒤 다른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계속 나오지
않아서 정말 안타까웠지요,, 작년에 극장개봉한 날 바로 가서
봤습니다ㅋ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는 듯 했지요..
그런데 아드만 스튜디오에서 계속 나올지가 의문이군요,,
그로밋은 정말 집에 데리고 있으면 편하겠더군요.
 2006/03/02   
쭈니 그로밋같은 애견이 잇다면 당근 환영이죠. ^^
아마 아드만과 드림웍스의 동거는 한동안 계속되지 않을까요?
픽사와 디즈니처럼 말입니다.
드림웍스도 아드만같은 돈줄을 놓치긴 싫을테니 말입니다.
 2006/03/02   
농농
예전의 재미까지는 못 느꼈지만 만족까지는 하고 봤죠. 동생은 월레스와 그로밋을 처음봐서 정말 즐겁게 보더군요. 영화에 나오는 거대토끼를 사달라나 뭐라나 해서 결국 하얀점토로 만들기를 시도했던;ㅅ; 그래도 센스는 좋던걸요. 무지개떡 먹는 이미지보고 좋아죽는 줄알았습니다...(<뭐라는거야)  2006/07/16   
쭈니 하얀점토로 만들기 시도라니... 대단하십니다. ^^  2006/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