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6년 아짧평

6월의 일기 (2005)/오로라 공주 (2005)

쭈니-1 2009. 12. 10. 21:50

 

 



6월의 일기

감독 : 임경수
주연 : 신은경, 문정혁, 김윤진

오로라 공주

감독 : 방은진
주연 : 엄정화, 문성근, 권오중

요즘 우리 영화 스릴러의 추세?

설날을 맞이하여 저희 부모님댁에 왔답니다. 동그랑땡에 동태전, 만두까지 해야할 일들이 가득 쌓여있더군요. 이 많은 일거리를 다할 생각을 하니 한숨이 나왔지만 집에 놓여있는 [6월의 일기]와 [오로라 공주]비디오를 보니 갑자기 희망이 생기더군요. '빨리 일하고 비디오봐야지'하는... ^^;
[6월의 일기]와 [오로라 공주]는 비슷한 시기에 극장에서 개봉했고, 비디오로 출시된 우리 스릴러 영화입니다.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제게 우리 스릴러 영화들은 아직은 부족한 점들이 많지만 그래도 예전과 비교히 꾸준히 발전해나가는 제겐 꽤 기대되는 장르이기에 이 두 영화는 개봉전부터 기대작이었죠.
설날준비를 다 해놓고 드디어 보기 시작한 이 두 영화는 놀랍게도 너무나도 비슷한 영화더군요. 비슷한 소재에, 비슷한 형식, 비슷한 캐릭터들까지... 표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스릴러 장르에 척박한 우리 영화계에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스릴러 영화가 개봉했다는 것은 제겐 의문이었답니다.

추리는 필요없다. 범인은 바로 나다.

일단 이 두 영화의 가장 큰 공통점은 범임이 초반부터 드러난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그 과정의 흥미진진함인데 [6월의 일기]와 [오로라 공주]는 처음부터 그러한 재미를 제게 빼앗음으로써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범인을 드러내며 이 영화가 선택한 스릴러의 진행은 바로 범행의 동기와 그 과정입니다. 도대체 왜 그들을 죽이는 것인지, 어떻게 그들을 죽일 것인지, 이 두 영화는 끊임없이 관객들에게 궁금증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궁금증이 과연 범인은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보다 매력적이지 않기에 제겐 이래저래 아쉬움이 짙게 남았답니다.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라.

하지만 이 두 영화가 선택한 또하나의 무기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모성애를 동원한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꽤 성공적인 흥행 전략으로 추리할 것이 없어서 실망했던 저도 영화의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못하고 열심히 영화를 보게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6월의 일기]는 고등학생들의 왕따라는 문제를 들고 나옵니다. 그리고 그러한 왕따속에 희생당한 한 아이의 어머니의 복수극이 주내용입니다. 영화속 왕따 장면을 보며 서윤희(김윤진)가 느꼈을 분노를 함께 느끼며 그녀의 복수극에 동참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이 영화의 감성이 성공적인 전략이라는 것을 뜻할 겁니다.
[오로라 공주]는 한 어린 여자아이의 죽음과 어린 딸을 잃은 어머니의 분노에찬 복수를 주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희생자가 [6월의 일기]보다 어리다는 점에서 관객이 느낄 분노는 [6월의 일기]보다 점더 강합니다. 아이의 죽음에 간접적으로 동참한 이들에게 복수의 칼날을 치켜들은 정순정(엄정화)의 분노가 그렇기에 좀 더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오로라 공주]의 판정승이다.

두 영화를 연달아 보고 그래도 두 영화중 한편을 고르라면 저는 [오로라 공주]를선택하고 싶네요.
그 이유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두 영화다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한 감성의 자극이 [오로라 공주]가 좀 더 강했습니다. 어차피 범인 추리의 기회를 빼앗긴 이상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의 감성적 측면은 두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에 [오로라 공주]가 [6월의 일기]보다 재미있을 수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또한가지, 바로 캐릭터와 배우의 연기력이 [오로라 공주]가 한수위였다는 겁니다. 전형적인  좌충우돌 후배 형사 김동욱(문정혁)과 터프한 여형사 추자영(신은경)을 내세운 [6월의 일기]는 그 전형성만큼이나 식상했습니다. 영화가 진행되며 서윤희의 등장과 그로인한 추자영의 캐릭터가 조금 매력적으로 변하기는 했지만 영화 중반 김동욱과 추자영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너무 뻔해서 오히려 부자연스러워 보이더군요.
그에반에 [오로라 공주]의 정순정이라는 캐릭터는 엄정화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였습니다. 게다가 정순정의 전남편이자 연쇄살인사건의 담당형사인 오성호(문성근)라는 캐릭터는 근래 보기드문 신선한 캐릭터였습니다. 이런 신선한 캐릭터들의 향연은 [오로라 공주]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우리 스릴러는 계속되어야 한다.

비록 100%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예전엔 우리 스릴러 영화를 보면 100%불만족스러웠던 제겐 [6월의 일기]와 [오로라 공주]는 꽤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설날준비로 바쁜 집안 분위기탓에 좀 더 집중해서 영화를 보지 못했던 저로써는 그냥 흝어보듯 이 두 영화를 본 것으로 만족해야했지만 충분히 우리 스릴러 영화의 밝은 장래를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우리 스릴러 영화들... 앞으로도  화이팅입니다.

IP Address : 211.207.41.224 

ZK
오로라공주.. 반드시.. 볼겁니다 -ㅅ-ㅋ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
 2006/01/29   
쭈니 ZK님도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  2006/01/30   
kim
친구랑 오로라 공주 봤어요..
영화는 지루하지는 않았는데,, 딱히와닿는게 없더라고요.
제가 눈물이 많은 편인데 눈물한방울 안흘리고..
문성근연기가 맘에안들어서 그런것도 같고...
엄정화 연기는 기대 많이했는데..기대만큼은 아니라서
그런것같아요. 어쨋건 아이는 귀엽더군요. ㅋ
 2006/02/14   
쭈니 제 경우는 한 아이의 아빠라서인지 엄정화의 분노가 마음에 와닿더군요. 아마 그녀는 그렇게 복수를 하지 않았다면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때문에 살수 없었을 겁니다. 암튼 전 꽤 재미있게 봤답니다. ^^  2006/02/14   
ssook
엄니랑 같이 본 영화인데....
조카들이 많이 있는지라 남얘기 같지 않아 감정 이입이 됐던 영화였어요..재밌게 봤어요.
 2006/04/21   
쭈니 저도 이 영화들을 본후 갑자기 우리 웅이 밖에 내보내기가 두려워졌다는... ^^;  2006/04/21   
리듬이
저는 오로라공주보다 6월의 일기가 더 기대되는걸요 ㅋ
6월의 일기는 못봤지만 오로라공주에게 실망을 했기 때문에;; __; 저는 엄정화가 자가ㅣ 딸아이 목소리 흉내낼때 짜증나던걸요 =_=;;;
 2006/07/21   
쭈니 하지만 제가 보기엔 [6월의 일기]는 구성이 조금 허술했다는...
특히 에릭의 그 뻔한 캐릭터는 정말...
 200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