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5년 아짧평

너는 내 운명 (2005)

쭈니-1 2009. 12. 10. 19:25

 

 


감독 : 박진표
주연 : 황정민, 전도연, 나문희

돈내고 울고 싶지 않다.

구피에겐 영화에 대한 한가지 철학이 있습니다. 그것은 슬픈 영화는 극장에서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최루성 멜로 영화를 꽤 좋아하는 저는 구피에게 그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구피의 간단명료한 한마디... '내 돈내고 울기 싫어서...'
[너는 내 운명]이 개봉했던 지난 가을... 많은 관객들이 올해 최고의 멜로 영화로 [너는 내 운명]을 꼽아도 저는 결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가 없었답니다. 구피의 생각이 너무나도 확고했기 때문에...
결국 황정민이 이 영화로 청룡 영화제와 대한민국 영화 대상에서 연거푸 남우 주연상을 휩쓸은후 그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하고나서야 뒤늦게 비디오샵에서 [너는 내 운명]을 꺼내들고 당당하게 집으로 올수 있었습니다.

박진표 감독의 반댓말은 허진호 감독이다.

박진표 감독은 영화를 시작하자마자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했다는 자막을 넣음으로써 관객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이 세상엔 변하지 않는 사랑도 있다'라고...
재미있는 사실은 이 영화가 개봉했던 지난 가을, 비슷한 시기에 허진호 감독의 [외출]이 개봉하여 배용준, 손예진이라는 황금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참패를 맛보아야 했습니다.
[너는 내 운명]을 보며 느낀건데 허진호 감독과 박진표 감독은 같은 멜로 영화를 통해 서로 완벽하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허진호 감독은 [봄날은 간다]와 [외출]을 통해 사랑은 변한다라고 이야기하는 반면, 박진표 감독은 [죽어도 좋아]와 [너는 내 운명]을 통해 진정한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봄날은 간다]와 [죽어도 좋아]가 맞붙은 1라운드는 허진호 감독의 판정승이지만 [외출]과 [너는 내 운명]이 맞붙은 2라운드는 박진표 감독의 KO승이네요. 그래서인지 은하(전도연)와 석중(황정민)이 함께 [봄날은 간다]를 본후 '사랑이 변한다, 변하지 않는다'라고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 꽤 의미심장해보였습니다. 결국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던 석중은 은하에게 몸소 변하지 않는 사랑을 보여줬으니까요...

정말 제대로 울렸다.

워낙 눈물을 잘 흘리는 편이기는 하지만 [너는 내 운명]은 정말 제대로 울려줬습니다. 영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뻔히 눈에 보임에도 불구하고 예상했던 그 장면이 나오자 내 눈에선 나도 모르게 굵은 눈물 한방울이 주루룩 뺨에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며 이렇게 굵은 눈물을 흘린 것은 아마 그 옛날 옛적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봤을때 이후로 없었던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영화적 설정인지는 모르지만 에이즈라는 사회적 편견을 딛고 변하지 않는 사랑을 몸소 보여준 은하와 석중이 동화속의 마무리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기만을 기원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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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천사
(미리 밝히자면...학생이라 방학중이고, 그 때문에 백수에 가까운 인터넷 사용시간을 자랑하는 꿈천사입니다-_-v)절~대 태클 아니고요^^; 황정민을 오타 내셔서 호아정민으로 쓰셨는데 갑자기 동방신기가 생각나서 한참 웃었습니다; 그럴 분위기가 아닌데.. 음음..분위기 깨는 리플이라 죄송합니다. 아하하; 그리고 실제로 두 분은 합의이혼 상태라고 하네요.  2005/12/29   
꿈천사
쭈니님께서도 이미 알고 계실지 모르지만; 여자분이 수배 중이시라는군요.(에이즈 감염 환자는 유흥업에 종사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남자분은 당뇨로 다리를 절단할 위기이 놓여 있으시구요,. 영화는 무척 아름답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반증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2005/12/29   
쭈니 오타는 고쳤답니다. ^^;
현실은 그렇군요. 두 분의 사랑이 해피엔딩이길 바랬는데... 안타깝네요.
 2005/12/29   
주헌아빠
전도연이란 배우에 대한 선입견(직업이 직업인지라..증권정보지에서 읽었던 전도연에 대한 진실)이..이 영화의 감동을 반감시켜서..저는 잘 몰입이 안됐습니다...
하지만..황정민씨 연기는 정말 대단하더군요..
[와이키키~]부터 눈여겨 봤는데..암튼..이 영화가 감동스러웠던건..실화도 아니고 원작도 아닌..황정민의 담백한 대사와 슬픈 눈이었습니다.
 2006/01/04   
쭈니 전도연의 진실이 뭔지는 궁금하네요. ^^;
암튼 황정민의 연기는 주헌아빠님의 말씀대로 정말 끝내줬습니다. 그는 진정한 연기자인것 같습니다.
요즘 우리 영화계에 얼굴이 아닌 연기력으로 뜨는 배우들이 많아지는 것같아 기분좋습니다. ^^
 2006/01/05   
kim
황정민좋아요.! 내생애 가장아름다운 일주일에서는 너무 귀여웠어요!황정민 정말 대단해요.
바람난 가족에선 사람이 정말 싫었는데
너는 내운명이나, 내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보니 ~
사람 뻑가게 만들고 ㅋㅋ
 2006/02/14   
쭈니 요즘 완전히 황정민의 전성시대입니다.
그가 이렇게 뜰줄이야...
역시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언젠가는 관객이 알아주는 법인가봅니다.
 2006/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