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5년 아짧평

베니스의 상인 The Merchant of Venice (2004)

쭈니-1 2009. 12. 10. 19:25

 



감독 : 마이클 레드포드
주연 : 알 파치노, 제레미 아이언스, 조셉 파인즈, 린 콜린스

시사회에서 놓친 아쉬움이 컸다.

[베니스의 상인]의 사시회 소식을 들은 저는 기분이 들뜰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익스피어의 그 유명한 원작을 영화화한것도 제 기대감을 키운 이유였지만 무엇보다도 알 파치노, 제레미 아이언스, 조셉 파인즈로 이어지는 연기파 배우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제 기대와는 달리 저는 [베니스의 상인]의 시사회에 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웅이를 볼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하필 장모님께서 약속이 있으셔서 구피는 웅이를 보기위해 집으로 가야했고, 구피없이는 영화를 보지못하는 심각한 병에 걸린 저는 어쩔수없이 [베니스의 상인]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웅이때문에 포기해야했던 시사회였기에 저는 불평을 겉으로 드러낼수는 없었지만 그 아쉬움은 두고두고 이어졌답니다.  

러닝타임의 압박 또한 대단했다.

[베니스의 상인]의 러닝타임은 2시간 10분... 그리 긴 러닝타임이라고 할수는 없었지만 요즘 이유없이 바쁜 제게 2시간이 넘는 영화를 본다는 것은 대단한 압박이 따르는 일이었습니다. 그러했기에 이 영화를 일찌감치 디빅으로 다운받았으면서도 보지 못한 이유입니다.
그러다가 [폴라 익스프레스]를 빌리러간 비디오샵에서 [베니스의 상인]을 발견한 저는 큰 마음을 먹고 두편의 비디오를 빌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주말이라는 시간을 이용해서 러닝타임의 압박을 견뎌내며 차분하게 영화를 보기 시작했죠.

원작을 읽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예상과는 너무 달랐다.

솔직히 세익스피어의 원작을 읽지는 못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후 세익스피어는 제게 신과도 같은 존재였지만 그것은 언제까지나 그의 비극에 한해서였습니다.(세익스피어의 비극은 정말 말로 표현못한 그 무엇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베니스의 상인]이 왠지 [한여름밤의 꿈]과 같은 희극적인 작품일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악명높은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을 골탕먹이는 뭐 그런 내용일것이라 막연히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이 영화는 압박과 핍박을 당하며 살아가던 16세기 베니스의 샤일록이라는 한 유대인의 비극을 담은 영화였습니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당하며 살기위해 고리대금업을 해야했던 샤일록... 그가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딸이 도망을 치자 그에대한 복수감으로 안토니오의 죽음을 노리다가 결국 좌절되고야마는 그런 내용이었답니다.
아마도 샤일록을 연기한 알 파치노의 카리스마가 워낙 뛰어나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죠. 제레미 아이언스의 안토니오는 별로 카리스마를 느낄 틈이 없어고, 베사니오를 연기한 조셉 파인즈는 그리 썩 매력적이지 못했으며, 뛰어난 지략으로 안토니오를 구해낸 포시아를 연기한 린 콜린스 역시 그리 눈에 띄지 못했습니다. 제겐 오직 알 파치노만 보이더군요. 재판에서 지고 '모두가 한통속이야'를 울부짓던 그... 그의 울부짖음이 왠지 아프게 느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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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왕자
안녕하세요...그동안, 앞으로도 쭉 말없는 관람자입니다. "베니스의 상인" 댓글이 없길래 심심할것 같아서 남기는데요... 역시 알파치노 밖에 보이지 않는군요. 아마 감독도 알파치노의, 알파치노를 염두에 둔 영화만들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나오는 시간도 그렇고 표정없이 무언가 끊임없이 삶에대해서 내뱉고, 한탄하되 움츠려들지 않는 우울을 연기할 사람은 "알" 밖에 없을 겁니다. 영화제목은 생각나지 않습니다만 "알"이 3류 세일즈맨으로 나왔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잭레먼과 케빈스페이시? 등으로 기억하는데 그때의 분위기와 비슷하더군요.. 아무튼 힘든 영화인데 같이 보신분이 있어서 반갑습니다.  2005/12/21   
쭈니 말없는 관람자...
이렇게 좋은 덧글을 다시면서 왜 지금까지 말이 없으셨어요. ^^
저 역시 반갑네요.
앞으로도 이런 좋은 덧글 종종 부탁드립니다.
 2005/12/21   
영원..
이 영화를 보고나서야 댓글을 다네요.
쭈니님 생각에 동감합니다.
 2006/07/08   
쭈니 영원님의 글 잘읽었습니다.
저보다도 휠씬 잘쓰셨다는...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
 200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