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5년 아짧평

박수칠 때 떠나라 (2005)

쭈니-1 2009. 12. 10. 19:22

 



감독 : 장진
주연 : 차승원, 신하균, 김지수, 박정아

어쩌다가 이제서야 보게 된걸까?

[박수칠 때 떠나라]는 분명 지난 여름의 제 기대작중의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썸머시즌용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에 밀려 결국 극장에서 놓치고, 비디오 출시후에도 '대여중'이라는 말에 언제나 헛걸음만 해야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박수칠 때 떠나라]를 보기전에는 영화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차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박수칠 때 떠나라]를 보기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어제 감격적으로 [박수칠 때 떠나라]와 조우를 하게 되었답니다. [패씨파이어]처럼 비디오가 아닌 DVD로 말입니다. 함께 비디오샵에 갔던 구피는 [가문의 위기]를 빌리자고 은근히 유혹했지만 이번만은 꼭 [박수칠 때 떠나라]를 보겠다는 일념하나로 도저히 뿌리치기 힘든 구피의 유혹까지 단호하게 물리치고 당당히 이 영화를 빌려 개선장군처럼 집으로 돌아온거죠.

차승원... 그는 천재다.

영화를 보며 들었던 첫번째 감탄사는 차승원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분명 차승원은 작년까지만해도 제겐 그저 웃긴 배우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혈의 누]에서 완벽하게 연기 변신을 이뤄내더니만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도 그의 연기적인 내공이 코믹 연기에만 국한되지 않았음을 만천하에 드러냈습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스릴러 영화입니다. 한 여자의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검사와 살인 용의자가 맞서며 진실 게임을 펼칩니다. 그런 면에서 최연기 검사역을 맡은 차승원과 유력한 용의자 김영훈역을 맡은 신하균의 연기 대결은 영화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실 영화를 보기전에는 워낙에 연기력이 뛰어난 신하균에 대해서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았지만, 아직 코믹 이미지가 남아 있는 차승원에 대해서는 '과연 어울릴까'하는 걱정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제 걱정은 단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오히려 신하균의 연기가 차승원의 카리스마에 묻혀 버리고 말더군요. 언제부터 저렇게 차승원의 연기가 뛰어났는지 이 영화를 보고나서 차승원의 출연작들을 다시한번 들춰보게 되었답니다.

장진... 그 역시 천재다.

영화가 중반으로 흘러가며 점차 새로운 의문점들이 발생하고, 여기에 이 사건을 생중계하는 방송사가 시청률을 올리기위한 깜짝 쇼를 준비하는 단계에 이르면 그 치밀한 영화적 구성에 놀라게 됩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두번째 감탄사가 터져나옵니다. '장진 그는 천재다'라고...
장진 감독이 천재인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입니다. 그의 감독 데뷔작 [기막힌 사내들]에서부터 장진 감독을 눈여겨봤던 저로써는 [박수칠 때 떠나라]를 통해 다시한번 그의 천재성을 확인한 셈입니다.
장진 감독은 전형적인 스릴러의 기본틀을 가지고 있는 이 영화에 매스컴에 대한 풍자를 삽입함으로써 특별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범죄없는 사회 만들기'라는 허울좋은 미명아래 시작된 살인사건 수사의 생중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율을 올리려는 깜짝쇼로 변질되어 갑니다.
여기에 더해 장진 감독은 한국적인 한이 담긴 마지막 반전을 준비함으로써 스릴러와 풍자 드라마에 한국적인 미스터리를 입히는 다중적인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습니다. 만약 다른 감독이라면 이런 여러 장르속에서 스스로 갈곳을 잃고 우왕자왕하기 일쑤였을텐데 장진, 그는 너무나도 노련하게 이 모든 장르들을 뒤섞어 한편의 재미난 영화로 탄생시켰습니다.

카메오들의 향연, 놓치지 말기를...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를 들라면 단연코 예상치 못한 카메오들의 출연입니다. 마약 밀매조직 두목으로 잠시 나온 정재영의 그 예기치못한 코믹 연기에서부터 아주 짧은 분량이지만 그 어떤 캐릭터보다 깊은 울림을 전해줬던 김지수의 등장, 그리고 가수 박정아의 연기까지...
[박수칠 때 떠나라]는 차승원의 그 천재적인 연기와 장진의 천재적인 연출력, 그리고 예상치 못한 카메오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까지 곁들어져 제 지루한 화요일 오후를 완벽하게 채워주었습니다. 다음번엔 장진 감독의 영화를 극장에서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하며 아주 뿌듯한 마음으로 영화 보기를 마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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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애
저도 이번에 봤어요. 영화를 내내 놓치고 있다가 이번주를 들어서 그동안 못본걸 한꺼번에 보고있죠.
장진감독의 영화. 전 킬러들의 수다 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로 장진감독 영화는 한번도 실망을 한적이 없어요.
남들은 어이없다. 황당하다. 이런말을 해도 제게 장진감독은 언제나 새롭죠. 역시나 박수도 뿌듯했습니다.
혈의누의 차승원 연기에 기꺼이 박수쳤듯이 박수에서또한 박수쳤습니다. 정말. 좋았어요. 박수칠때 떠나라.
 2005/12/21   
쭈니 저 역시 이 영화를 계기로 장진과 차승원에 변치않는 능력을 기대하게 되었답니다.  2005/12/21   
kim
킬러들의 수다가 장진영화구나.. 그건괜찮게봤는데..
박수칠때 떠나라는 컴으로 봐서 그런지 그다지 재밋게보진
않았어요..친구랑봐서 그런지 집중도 안됫고..
어쨋건 차승원의 연기는 좋았어요. ㅋ
잘생기고 키도 크고 큭!
 2006/02/14   
쭈니 이 영화 집중해서 안보면 내용이 뒤죽박죽이 되었을텐데...
시간 되신다면 비디오라도 다시한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집중해서 보면 차승원의 연기뿐만 아니라 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을것입니다.
 2006/02/14   
kim
옙 다시한번 보도록 하지요! ㅋㅋ  2006/02/15   
쭈니 그래도 재미없으면 어쩌죠? 에궁~ ^^;  2006/02/17   
ssook
[동막골]과 비슷한 시기에 가서 봤는데.....
저는 무척이나 재밌게 봤거덩요....근데 그즈음 동막골과 비교분석하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많이 아쉬운 영화라 해서 좀 그랬는데 - 모두 장진 감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해놔서 그랬을테지만..-여튼 차승원을 위한 영화였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2006/04/21   
쭈니 전 비디오로 보게 된걸 후회했던 영화입니다.
[웰컴투 동막골]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암튼 장진 감독은 앞으로도 무지 기대되는 감독중의 한명입니다.(동막골은 장진 감독의 연출작은 아니지만... ^^)
 2006/04/21   
k군
정말 쑈였습니다.....영화는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찝찝한건 왤까요?  2006/05/05   
쭈니 너무 새로웠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  2006/05/05   
투야
이걸.. 극장에서 놓쳤다니..참.. 아쉬우셨겠어요..
전 동막골을 놓친게 아쉬웠는데.. 이건 다행히 극장에서 봤죠
사실.. 기대는 됐으나..
이런 류 절대 내발로 걸어들어가서 보는 타입이 아닌데
어떻게 보게 됐었습니다..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수 없었던 영화..
카리스마의 대충돌 같았던 차승원과 신하균의 대립
팽팽했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까메오들의 출연..
사실 까메오라고 말하기엔 스토리상에서도..
연기적으로도..좀더 다들 비중이 크지만..
참 볼만했었습니다.
저도..조금의 스토리만 보고 갔기에 더없이 재밌게 봤고
박정아의 연기도 볼만했고...
김지수.. 사실..김지수가 나왔을때..
어 쟤도 까메오야? 이랬는데..
흠.. 까메오라고 말하기엔 너무 무게가 컸죠..
그치만 짧은 분량이지만 강렬한 느낌을 남겼었습니다.

그리고.. 전체의 줄거리이기도 한...
살인사건과 더불어 큰 줄거리죠..
방송 생중계... 시청률에만 급급해하던 모습들..
참.. 존재감 큰 미디어이지만..
그런 모습들에 더 회의감 느껴지는 미디어 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여튼.. 참 잘만들어진 영화같다는 느낌..
전문가적으로는 잘 모르곘지만..
그냥 평범한 관객의 입장에서..
돈 6천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2006/06/07   
쭈니 저 역시 평범한 관객의 입장으로 이 영화 무지 발만든 영화라는데 동감!!!  2006/06/07   
농농
영화 포스터에다 누가 '범인 차승원ㅋㅋ'라고 써놔서 다른걸 봤었는데... 근데 또 친구는 차승원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도대체 누구의 말을 믿어야;ㅁ;?  2006/07/16   
리듬이
그 방송 피디가 굿할때 신들린모습... 정말 한 영화에 이렇게 여러 장르를 조화시킬수있는 장진감독이 대단하네요 ㅎ
초등학교때 킬러들의수다를 극장에서보고(그땐 장진감독을 몰랐죠=_=;)참 신선한 느낌을 받았어요 ㅎ 앞으로도 계속 좋은 영화 만들어 주길...
 2006/07/21   
쭈니 농농님...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
리듬이님... 장진 감독의 영화는 언제나 재기발랄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개봉하는 [거룩한 계보]도 제가 싫어하는 조폭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기대중입니다.
 2006/09/30   
축구왕피구
제 글에 리플을 남기셔서 쭈니님은 어떻게 보셨을까하고 찾아다없어서 보니 짧은영화평에 있었군요 ㅎㅎ

차승원은 분명 연기 스펙트럼이나 대중에 대한 흡인력만큼은
생각보다 뛰어나지만 발음때문인지 대사전달력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자신도 잘 안텐데 최근까지도 이부분은 잘 안고쳐지는거 같네요
이병헌이 이 부분에서 상당히 발전한 배우인데.. ^^
 2007/05/16   
쭈니 좀 뒤늦게 축구왕피구님의 덧글을 확인했네요. ^^
차승원... 솔직히 그 배우를 편애하는지라 그의 발음상의 문제는 잘 못느꼈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그리 발음상의 문제가 드러나지않는 코미디 영화에서 활약해서 그럴지도...
 2007/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