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5년 아짧평

퍼펙트 웨딩 Monster-in-Law (2005)

쭈니-1 2009. 12. 10. 19:19

 

 


감독 : 루버트 루케틱
주연 : 제니퍼 로페즈, 제인 폰다, 마이클 바턴

[올가미]의 헐리우드판???

혹시 [올가미]라는 영화를 기억하십니까? [손톱], [신장개업], [세이 예스]등 국내 감독으로는 드물게 스릴러 전문 감독인 김성홍 감독(물론 그도 처음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감독 데뷔후 [열일곱살의 쿠데타]라는 영화를 만들었던 하이틴 영화 감독이었죠.)의 영화인 [올가미]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를 극단적인 스릴러로 표현한 영화였죠. 비록 [올가미]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한국식 스릴러 영화의 새장을 열은 영화라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올 가을 개봉되는 헐리우드의 로맨틱 코미디 [퍼펙트 웨딩]은 개봉전부터 '헐리우드판 [올가미]'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과연 미국도 우리나라처럼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가 불편한 걸까요? 이미 [미트 페어런츠], [게스 후?]를 통해 장인과 사위의 불편한 관계는 봐서 알지만... [퍼펙트 웨딩]을 보기전에 그런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역시 고부간의 갈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쩔수 없는 걸까?하는... ^^

[블러드 라인]의 코믹판!!!

하지만 막상 [퍼펙트 웨딩]은 [올가미]의 헐리우드판이라기 보다는 [블러드 라인]의 코믹판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 처럼 보이네요. 기네스 팰트로우와 제시카 랭이 며느리와 시어머니 역을 맡은 [블러드 라인]은 조금은 미지근한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신선한 소재의 스릴러 영화였습니다.
그렇다면 '[올가미]의 헐리우드판'과 '[블러드 라인]의 코믹판'은 뭐가 틀린 걸까요? 똑같이 고부간의 갈등을 스릴러의 소재로 삼고 있는데 말입니다.
일단 제 기준으로 이 두 영화를 나누는 기준은 동양과 서양의 가정에 대한 시각의 차이입니다. 뭐 서양에서 살아본적도 없고 서양인 친구를 만난것도 아니기에 잘은 모르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본 서양의 가정은 철저한 핵가족이라는 겁니다. 거의 대부분 결혼하고나서 시부모를 모시지 않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틀립니다. 물론 요즘은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아직은 결혼후 장남이 시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 집니다. [올가미]와 [블러드 라인]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블러드 라인]의 맹점은 '어떻게 시어머니의 집에서 탈출하는 것인가'입니다. 그곳에서만 탈출하고나면 그녀에겐 남편과의 새로운 삶이 보장되니까요. 하지만 [올가미]의 맹점은 '어떻게 이 결혼생활에서 벗어날 것인가'입니다. 결혼을 한 이상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우리나라에서 시어머니는 곧 결혼 생활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제 입장에서 [블러드 라인]보다 [올가미]가 더욱 무서웠던 이유는 사랑하는 남편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녀의 공포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나라식의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퍼펙트 웨딩]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이 영화가 만약 [올가미]의 헐리우드판이라면 결코 편안하게 즐길 수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시어머니와의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는 결혼을 포기해야하니 결국 재미있는 로맨틱 코미디로써의 공식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블러드 라인]의 코미디판이기에 편안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극성스러운 시어머니만 떼어낸다면 그들의 사랑은 영화의 포스터의 문구처럼 완벽할테니까요.
결국 [퍼펙트 웨딩]은 제 예상대로 흘러갑니다. 한 남자를 둘러싼 두 여인의 암투는 결코 지나친 선을 넘지 않음으로써 코미디로써의 기본적인 재미에 충실하며 마지막엔 원만한 화해를 통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이 영화의 원만한 화해라는 것은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동네 근처에 이사오지 않는 것이며, 전화도 하루에 두번만 하고, 가족간의 특별한 행사시에만 참석하는 겁니다.) 꽤 간편한 헐리우드식 엔딩이죠.
[퍼펙트 웨딩]은 이러한 편안한 로맨틱 코미디로써의 재미외에도 제니퍼 로페즈와 제인 폰다의 신구(新舊) 섹시 여배우의 매력 대결이 돋보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제니퍼 로페즈는 조금 뚱뚱해 보이는 반면 제인 폰다는 일흔살에 가까운 나이에도 완벽한 미모를 뽐냄으로써 역시 세기의 여배우라는 평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결국 영화에서는 며느리의 승리였지만 배우로써의 매력 대결에서는 제인 폰다의 승리인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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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왠지 기대가 가는 영화입니다. 여러 요소가 저를 끌었지만 역시.. 가장 멋진 것은 제목 같네요. "monster-in-law" 아아... "시어머니"의 영어식 표기인 "mother-in-law"를 멋지게 패러디하다니. 감탄.  2005/10/31   
쭈니 부담없이 즐길만한 영화입니다. 꽤 유쾌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제인 폰다 할머니의 그 완벽한 우아함에 감탄을 하며 봤답니다. ^^  200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