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아담 쉥크만
주연 : 빈 디젤
구피, [패시파이어]에 필이 꽂히다.
구피와 한가롭게 [우리, 사랑일까요?]를 봤던 지난 일요일... 영화 시작전 보았던 예고편에 구피는 필이 팍 꽂혀버렸습니다. '나, 저 영화 보고싶어!' 구피의 필이 꽂혀버린 영화는 바로 빈 디젤 주연의 액션 코미디 [패시파이어]입니다.
월요병이라는 불치의 병이 밀려오던 지난 월요일에도 구피는 '[패시파이어]있으면 빌려오고 없으면 그냥 와!'라며 절 비디오샵으로 몰아내더군요. 결국 저는 슬리퍼를 신고 엉거주춤 비디오샵에 들러 [패시파이어]를 찾아야 했답니다.
하지만 협소한 우리 동네 비디오샵에는 [패시파이어]가 없더군요. 포기하고 그냥 돌아가려는 그 순간 비디오샵의 한모퉁이에 비치된 몇편의 대여용 DVD가 눈에 띄었습니다. DVD플레이어를 사놓고도 한번도 DVD를 빌려본적이 없는 저는 무슨 DVD 타이틀이 있나 구경이나 하자는 심산으로 들여다보았죠. 그런데 [패시파이어]가 있더군요.
비디오 대여료는 1,500원... DVD 대여료는 2,000원... 결국 거금 500원을 더 내는 출혈을 감수하고 저는 [패시파이어] DVD 타이틀을 쥐고 당당하게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
빈 디젤... 아놀드 슈왈츠네거가 그렇게 되고 싶었니?
물론 어느 정도 예상은 했던 일이지만 [패시파이어]는 노골적으로 아놀드 슈왈츠네거 주연의 [유치원에 간 사나이]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근육질의 터프가이가 말썽장이 아이들의 틈에서 고군분투한다는 설정도 그렇고... 스토리의 진행도 거의 비슷하더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 디젤에게 제 2의 아놀드 슈왈츠네거라는 명예를 주기엔 아직은 많이 모자란 듯이 보입니다. 아놀드 슈왈츠네거는 근육질의 액션 스타였지만 코미디 연기에도 일가견이 있었던데 반에 빈 디젤은 영 코미디 연기에 소질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보며 몇번 웃기는 했지만 그것이 빈 디젤의 공이라기 보다는 근육질 특수요원과 못말리는 아이들의 해프닝이라는 영화적 상황에 의한 것이었으니...
영화, 정말 대충 만들었다.
게다가 [패시파이어]는 [유치원에 간 사나이]와 비교해서도 상당히 엉성한 영화였습니다. 물론 액션 코미디라는 영화에서 뭐 대단한 영화적 완성도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를 위한 성의정도는 느껴져야 할텐데 [패시파이어]에는 전혀 그런 것들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이 영화의 악당은 북한입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악당 연기를 맡을 배우는 최소한 한국 배우에게 맡겨야 했을텐데 왠 이상한 두 중년 배우가 되지도 않는 한국말을 하며 제게 실소를 안겨주더군요. 이 영화속 한국에 대한 몰이해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갑자기 띨빵한 닌자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감독이 일본과 북한을 헷갈린 것은 아닌지 의심되더군요.
게다가 이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엉성함의 극치를 드러냅니다. 영화의 마지막 그토록 찾아헤매던 보안 프로그램 고스트를 찾는 장면에서는 무슨 [나홀로 집에]를 보는 것만 같았습니다. 아무리 코미디 영화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액션 영화인데 액션씬이 이렇게 장난스럽게 표현되도 되는건지...
영화가 끝나고 500원의 값어치를 더하겠다는듯 영화는 부가 영상들을 쏟아냈지만 결국 전부 보지도 않고 꺼버렸습니다. 영화가 재미있어야 부가 영화도 재미있을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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