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5년 아짧평

연애의 목적 (2005)

쭈니-1 2009. 12. 10. 19:15

 



감독 : 한재림
주연 : 박해일, 강혜정

그들을 주목하라!!!

로맨틱 코미디는 왠만하면 극장에서 보지 않지만 [연애의 목적]이 개봉했던 지난 6월엔 이 영화를 꼭 극장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박해일과 강혜정이라는 배우가 출연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박해일... 그는 꽤 잘생긴 배우입니다. 그런 외모의 배우라면 대체적으로 멋진 캐릭터만 연기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기 마련이죠. 하지만 박해일은 달랐습니다. 그의 데뷔작인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그가 잘 안알려진 시기에 찍은 영화라서 그렇다치더라도 그의 주가가 올라가기 시작한 [국화꽃 향기]이후에도 그는 의외의 선택만 합니다. [질투는 나의 힘]의 질투에 사로잡힌 소심한 청년 이원상에서부터, [살인의 추억]에서 연쇄살인 용의자까지... [인어공주]에서 다시 멋진 남자로 돌아오는가 싶더니만 다시 [연애의 목적]에서 뻔뻔스러운 작업남으로 변신했습니다. 그리 많지않은 나이에 이토록 폭넓은 연기를 소화해내는 배우가 과연 몇이나 있을런지...
강혜정의 경우는 더더욱 특이합니다. 그녀 역시 [나비]라는 저예산 독립 영화로 데뷔한후 [올드보이]로 명성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올드보이]이후 그녀가 선택한 영화들은 예쁜 여배우들의 선택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습니다. [쓰리, 몬스터], [웰컴 투 동막골]에 이르기까지... [연애의 목적]에서는 소위 뜬 여배우들이 꺼려해는 노출 연기를 거침없이 해내는 과감함을 보여줬습니다.
저는 지금 현재 우리 영화계에서 가장 촉망받아야 마땅한 배우가 바로 박해일, 강혜정이라 생각하며 그렇기에 [연애의 목적]이 결코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의 뻔뻔함이 이상하게 밉지 않다.

예상대로 [연애의 목적]은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는 아니었습니다. 처음부터 새콤달콤한 연애담대신 뻔뻔한 작업만이 있었습니다.
달콤한 멘트로 여성을 꼬셔야할 유림(박해일)은 홍(강혜정)에게 노골적으로 같이 자자고 졸라댑니다. 영화를 보면서도 '뭐 저런 놈이 다 있나?'싶을 정도입니다. 애인도 있는 녀석이, 그것도 아이들을 가르쳐야할 선생의 신분으로 교생에게 작업을 거는 유림의 모습을 보며 도저히 저 캐릭터를 좋아할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박해일이 연기했다고 하더라도...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이상하게 그가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제 상식으로는 전혀 이해안되는 행동을 하는 그가 점점 좋아하지 시작하더라는 겁니다. 그 노골적인 작업 멘트는 어쩌면 겉과 속이 다른 우리들과는 달리 오히려 너무나도 순수한 심정의 결과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의 아픈 과거를 알고 그녀를 위해 같이 분노해주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가 단지 홍과 같이 자고 싶어서 저런 뻔뻔스러운 작업을 건 것이 아니라 어쩌면 정말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저와는 다른 방식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던 겁니다.

연애의 목적은 섹스가 아니라 사랑이었다.

처음에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가식적인 얼굴을 하고 있지만 사실 너희들의 그 아름다운 연애의 목적이라는 것이 질뻔한 섹스아니니?'라고...
사랑은 아름답지만 섹스는 아름답지 못하다는 이중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들에게 이 영화의 화법은 너무 직설적이라서 처음엔 맘에 들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후반에 들어서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잘 생각해봐. 섹스도 사랑이라는 것을...'
그렇습니다. 유림의 그 노골적인 작업과 유림과 홍의 그 이해안되는 섹스가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다른 로맨틱 코미디에서 사랑과 섹스를 마치 별개의 문제처럼 다루었던 것과는 달리 이 영화는 그런 가식적인 겉모습은 집어치우라고 말합니다.
유림과 홍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그들의 사랑에 찡함이 느껴졌습니다. 다른 로맨틱 코미디였다면 그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텐데 이 영화의 해피엔딩은 정말 찡했습니다. 홍이 그의 사랑을 인정하는 그 순간이 말입니다.
정말 대단한 영화네요. 로맨틱 코미디 방식을 빌려와 이렇게 대담하게 사랑의 속성을 파고들줄이야... 역시 박해일과 강혜정의 선택은 이번에도 탁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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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이
내가 영화를 보면서 느낀거랑 참 많이 비슷하네... 뻔뻔하지만 전혀 밉지 않았던 박해일의 모습에서 자기 배역에 맡게 옷을 잘 갈아입는 배우라는걸 느꼈지.. 강혜정도 마찬가지구.. 꽤나 흥미롭고 유쾌하게 본 영화...^^  2005/10/12   
쭈니 쩡이 오랜만... 언제나 불현듯 나타나 날 기쁘게하는 덧글을 남겨주고 가네. ^^  2005/10/12   
수애
무엇보다 박해일의 연기에 박수를 치고 싶었던 영화 입니다.
어쩜 그렇게 뻔뻔하게 홍에게 대시를 하나. 싶을 정도의 박해일.
영화의 내용과. 그 내용의 주는 뜻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새로웠다는 점. 그리고. 그 새로운 관점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연기자들의 새로운 연기. 그 새로움이 꽤 좋았던 영화였습니다.
 2005/12/22   
쭈니 저 역시 상당히 새로운 로맨틱 코미디라고 생각합니다.
로맨틱 코미디는 언제나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었는데... ^^
 200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