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5년 아짧평

더 독 Unleashed (2005)

쭈니-1 2009. 12. 10. 19:14

 



감독 : 루이 레테리에
주연 : 이연걸, 모건 프리먼, 밥 호스킨스

난 이연걸보다 성룡이 더 좋다.

제가 이연걸보다 성룡을 좋아하는 것은 단 한가지 이유때문입니다. 그의 영화엔 독창성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의 영화중 [동방불패]와 [황비홍]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보디가드], [모험왕], [탈출], [영웅]으로 이어지는 그의 히트작들은 성룡의 영화와는 달리 왠지 헐리우드의 히트작들을 그대로 베낀 느낌이어서 '볼만했다'이상의 감정을 제게 이끌어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사정은 이연걸이 헐리우드로 진출하고나서도 계속됩니다. 성룡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점차 헐리우드에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동안 이연걸은 왠일인지 홍콩에서의 명성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입니다.
그의 헐리우드 데뷔작인 [리쎌웨폰 4]의 악역에서부터 [로미오 머스트 다이], [더 원], [크레이들 2 그레이브]에 이르는 영화들은 단지 이연걸의 신기한 무술 실력을 담아냈을뿐 [동방불패], [황비홍]에서 보여줬던 이연걸만의 색깔을 담아내는데에는 많이 부족했습니다.

내가 보기엔 뤽 베송과의 만남은 오히려 쥐약이 되었다.

하지만 제가 이연걸에게 특히 실망한 것은 [키스 오브 드래곤]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이연걸과 뤽 베송 감독의 만남으로 유명한 이 영화는 뤽 베송이 이연걸의 액션에 심취하여 그를 위해 직접 각본을 쓰고 제작을 맡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키스 오브 드래곤]은 헐리우드에서의 다른 액션 영화와 전혀 다른 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더 독]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독]은 [키스 오브 드래곤]에 이어 뤽 베송과 이연걸이 두번째로 만난 영화입니다. 하지만 분명 뤽 베송은 이연걸의 액션을 잘못 해석한듯 합니다. 그는 이연걸을 싸움기계로 설정함으로써 오히려 헐리우드에서보다 이연걸을 더욱 개성없는 평범한 액션 배우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나는 왜 이 영화가 싫은가?
  
이연걸이 연기한 대니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살해당하고 악당인 바트(밥 호스킨스)의 손에의해 싸움기계로 키워진 캐릭터입니다. 영화는 초반부터 마치 대니를 사나운 개처럼 다루는 바트의 모습을 보여주며 대니에게 동정심을 유발시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러한 설정 자체가 헐리우드에서의 이연걸 영화를 비웃으려는 뤽 베송 감독의 자만심이 보입니다. 뤽 베송은 단지 액션 스타로 이연걸을 이용해먹는 헐리우드를 바트에 비유하며 이연걸에게는 개같은 액션보다도 뭔가 우아한 면이 있다고 속삭입니다.
[더 독]에서는 샘(모건 프리먼)을 등장시켜 대니에게 우아한 음악적인 소질을 발견하게하고 우리야말로 진정한 너의 가족이라고 속삭입니다. 뭐 좋습니다. 이연걸이 헐리우드에서 싸움기계같은 이미지로 영화속에 읅어먹히고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뤽 베송은? 그 역시 이연걸에게 그런 이미지를 읅어먹고 있지 않던가요? [더 독]이 다른 헐리우드에서의 이연걸 영화와 다른 점을 찾을 수 있나요?

이연걸은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야 한다.

결국 헐리우드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점차 넓히고 있는 성룡은 자신이 직접 자신의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비해 영향력이 부족한 이연걸은 영화에서 만들어낸 이미지를 자기 자신에게 끼워 맞추며 연기를 해야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만들어낸 이미지라는 것이 결국 그의 신기에 가까운 액션에 기댄 것들 뿐입니다.
저는 진정으로 [동방불패]와 [황비홍]에서의 이연걸이 그립습니다. [동방불패 2]에서 이연걸이 빠지고 그 자리를 우영광이 맡았을때, [황비홍 3]를 마지막으로 황비홍 역이 이연걸에서 조문탁으로 교체되었을때, 이들 영화가 급격하게 영화적인 재미를 잃었다는 것은 이연걸의 캐릭터가 그만큼 매력이 있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그는 액션 연기외에도 인간적인 미소와 유머 감각을 지닌 그런 배우였습니다. 적어도 홍콩에서는...
며칠전 이연걸이 연기 생활을 은퇴하겠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은퇴하여 불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는... [더 독]이 그의 은퇴 영화인지... 아니면 몇편의 영화가 아직 남아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은퇴하기전에 진정 이연걸의 가치를 알고 있는 영화 한편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IP Address : 221.139.96.80 

'아주짧은영화평 > 2005년 아짧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애의 목적 (2005)  (0) 2009.12.10
인터프리터 The Interpreter (2005)  (0) 2009.12.10
간큰가족 (2005)  (0) 2009.12.10
마인드 헌터 Mindhunters (2004)  (0) 2009.12.10
천군 天軍 (2005)  (0) 2009.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