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5년 아짧평

날 미치게하는 남자 Fever Pitch (2005)

쭈니-1 2009. 12. 10. 19:11

 


감독 : 바비 패럴리, 피터 패럴리
주연 : 드류 배리모어, 지미 팔론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보내고...

이젠 정말 완전한 가을인가 봅니다. 어느새 추석마저도 지나버렸군요. 이번 추석은 연휴가 짧아서인지 정말 파란만장했던것 같습니다. 특히 여성인 구피에게 이번 추석은 너무나도 힘이 들었는지 어젯밤은 거의 끙끙 앓으며 잠을 자더군요.
솔직히 어제(19일 월요일) 구피에게 [형사]보러 가자고 조를려고 했었답니다. 하지만 추석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구피에게 차마 영화보러가자고 말은 못하고 이리저리 눈치만 보다가 그냥 [날 미치게하는 남자]를 집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드류 배리모어... 난 당신의 팬입니다.

전 드류 배리모어를 좋아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좋아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첫 키스만 50번째]를 보고나서 그녀의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날 미치게하는 남자]는 화장실 코미디로 유명한 패럴리 형제의 영화이며, [사랑도 리콜되나요], [어바웃 어 보이]의 닉 혼비가 원작가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의 이름보다도 가장 먼저 드류 배리모어가 보였습니다. '아! 이 영화는 드류 배리모어의 로맨틱 코미디구나'...

무언가에 빠져있는 당신... 벤을 보고 반성하라!

[날 미치게하는 남자]는 보스턴 레드삭스라는 미프로야구팀에 흠뻑 빠져있는 벤(지미 팔론)과 귀여운 워커홀릭 린지(드류 배리모어)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말한다면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로맨틱 코미디가 언제나 그렇듯 만나고 헤어지고 그러다가 다시 만나며 끝맺음을 하니 그리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벤이라는 캐릭터가 꽤 마음에 와닿더군요. 이세상 그 무엇보다도 보스턴 레드삭스에 빠져있는 벤. 그런 벤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던 린지는 점차 자신보다 레드삭스를 더욱 챙기는 벤의 모습에 마음의 상처를 받고 결국 벤의 곁을 떠납니다. 그 순간 구피의 한마디... '내가 저 마음 알지...'
구피는 영화에 빠져있는 저때문에 너무나도 힘들다더군요. 지금까지 저는 제가 영화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도를 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암튼 무언가에 빠져 있는 것은 삶의 활력소가 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도가 지나치면 사랑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 뜨끔했답니다. ^^;

보스턴 레드삭스의 기적을 기억하는가?

저는 메이저리그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국내 프로야구 볼 시간도 없는데 남의 나라 프로야구에 빠질 시간이 없었던거죠. 그러나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후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 김병헌, 서재응, 김선우, 최희섭 등 국내 선수들이 점차 늘며 점점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암튼 그런 제게도 작년 메이저리그는 정말 흥미로웠답니다. '밤비노의 저주'라는 왠만한 야구팬이라면 알만한 유명한 저주에 빠져있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숙명의 라이벌 뉴욕 양키스에 3연패후 4연승으로 극적인 역전 지구 우승을 이끈후, 결국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꺾고 86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커트 실링의 피묻은 양말로 제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던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기적같은 월드시리즈 우승이 [날 미치게하는 남자]에 고스란히 재현됩니다. 레드삭스의 작년 가을의 전설이 아직도 생생한 제겐 이 영화는 그렇기에 더욱 재미있었답니다.

어! 그런데 정말 이 영화 패럴리 형제의 영화가 맞아?

꽤 재미있게 영화를 감상한후 갑자기 퍼뜩 떠오르는 이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이 영화의 감독인 패럴리 형제입니다. 패럴리 형제의 영화 DVD세트까지 가지고 있는 제게 '패럴리 형제의 영화 = 화장실 코미디'로 당연히 기억됩니다.
하지만 [날 미치게하는 남자]는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를 실컷 즐기기는 했지만 영화가 끝나고나서 과연 이것이 패럴리 형제의 영화인지 너무나도 의심이 갈 정도로 얌전해서 당황스러웠답니다.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카메론 디아즈,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의 르네 젤위거,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의 기네스 팰트로우까지... 헐리우드 톱스타 여배우들을 화장실 코미디안에서 사정없이 망가뜨렸던 그들이 차마 드류 배리모어만큼은 망가뜨릴수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 누구의 말처럼 닉 혼비의 원작에 눌려버린것인지 알수는 없지만 암튼 이 영화는 패럴리 형제의 영화중 가장 이색적인 영화로 기억될듯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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