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5년 아짧평

크림슨 리버 II - 요한계시록의 천사들 (2004)

쭈니-1 2009. 12. 10. 19:09



감독 : 올리비에 다한
주연 : 장 르노, 브느와 마지멜

전편인 [크림슨 리버]의 좋은 추억을 간직했기에...

원래 유럽쪽 영화를 그리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유럽 영화는 대개 남녀의 거시기한 부분을 직접적으로 노출시키며 섹스를 통한 심오한 철학을 표현하려는 포르노그라피적인 영화들과 헐리우드 액션 영화를 어정쩡하게 따라한 한심한 영화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크림슨 리버]는 달랐습니다. 역사가 짧은 미국에선 절대 표현할 수 없는 유럽 특유의 고색창연한 미스터리를 표방한 이 영화는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제겐 꽤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크림슨 리버 2]가 개봉되었네요. 전편은 비디오로 봤기에 이 영화는 꼭 극장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향해 쏟아지는 악평들이 또다시 제 발목을 붙잡더군요.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소개되는 것을 봤는데 꽤 재미있겠더구만...

도대체 이게 뭔 내용이지?

일단 자막이 엉성한 동영상 파일로 본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습니다. 물론 열심히 영화 파일의 자막을 만드시는 분들의 노고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 분들이 있기에 저같은 게으름뱅이들이 극장에서 볼 영화들을 편안하게 집에서 누워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크림슨 리버 2]의 자막은 심해도 너무 심하더군요. 영화 자체가 그런지, 아니면 자막이 잘못 된건지는 모르겠지만(당연히 알턱이 없죠. ^^;) 도대체 쟤네들이 뭔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대강의 상황으로 영화의 줄거리를 짜맞출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장르의 영화도 아니고 스릴러 영화에서 영화속 캐릭터들의 대화는 거의 대부분 놓쳐버리고 대충 이런 내용이거니 생각하며 볼려니 당연히 재미가 있을 수 없겠죠. 영화가 허무하게 끝나버리고 모든 수수께끼가 풀렸다며 주인공들이 웃음을 지어보여도 저는 혼자 덩그러니 남아 '도대체 이게 뭔 내용이지?'하며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나만 그런것은 아니더군.

혹시 뭔가 심오한 내용인데 내가 놓친 것이 있나하는 노파심이 여러 영화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이 영화에 대한 다른 네티즌 평들을 낱낱히 흩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 쏟아진 악평만큼이나 이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자신하는 분들은 아무도 없더군요.
제가 [크림슨 리버 2]를 보며 궁금해했던 부분들을 다른 분들도 똑같이 궁금해하고 있었으며, 거기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분들 역시 명확한 해답보다는 뭔가 미지근한 해답으로 일괄하더군요. 이 영화를 본 모든 분들이 설마 저처럼 자막이 엉성한 동영상 파일로 본 것은 아닐터인데 어쩜 그리들 저와 상황이 비슷하신지...
그렇다면 한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이 영화가 동영상 파일로 보던, 극장에서 보던,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영화라는 점입니다. (제가 너무 섣부른 결론을 지어버린 걸까요?)
일단 예수의 12제자들과 이름과 직업이 같은 사람들의 처참한 죽음과 이 영화의 전체적인 수수께끼인 요한 게시록의 연관성, 그리고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한다는 비타민의 비밀, 마치 [인디아나 존스]를 연상시키는 보물의 마지막 함정의 의미... 그 외에도 이 영화는 이해안되는 것들 투성이입니다.
오랜만에 이해가 전혀 안되는 영화를 만난 셈이네요. 갑자기 [크림슨 리버]의 좋은 기억마저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곧 3편도 나온다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