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5년 아짧평

애프터 썬셋 After the Sunset (2004)

쭈니-1 2009. 12. 10. 19:06

 



감독 : 브렛 래트너
주연 : 피어스 브로스넌, 우디 해럴슨, 셀마 헤이엑

반쯤 먹던 토마토를 던지고 싶다?

[애프터 썬셋]이 개봉하자 네티즌들의 악평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의 백미는 저와같은 네이버 장르매니아인 조쉬님이 남기신 '반쯤 먹던 토마토를 던지고 싶다'라는 제목의 리뷰글이죠.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를 빗댄 재치넘치는 리뷰 제목이었습니다.
과연 이 정도로 재미가 없을까? 볼만한 액션 영화가 없다는 이유로 [애프터 썬셋]에 아주 조금의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제게 이러한 네티즌들의 악평들은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는 것을 망설이게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재미없는지 꼭 내 눈으로 확인은 해보고 싶었답니다.
극장에선 보기 싫고, 그렇다고 비디오로 출시될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어렵고, 결국 선택한 방법이 영화 동영상 다운로드입니다. 한동안 이 불법 행위를 안했는데 영화에 대한 내 욕구가 자꾸 저를 어둠의 경로에 빠뜨리는 군요. ^^;

이 영화 정말 허술하다.

[애프터 썬셋]을 보고난후의 첫 느낌은 대략적으로 네티즌들의 악평은 그리 틀린 말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영화 범죄 스릴러치고는 정말로 허술합니다. 세계 최고의 보석 도둑이라는 맥스(피어스 브로스넌)와 룰라(셀마 헤이엑)는 다른 범죄 스릴러의 도둑들과 비교해서 참 특색없이 도둑질을 해댑니다. 하지만 맥스와 룰라 커플은 좀 나은 편입니다. 그 뒤를 쫓는 FBI요원 스탠(우디 해럴슨)은 어쩜 그리도 멍청한지...
이 영화의 마지막 나폴레옹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장면은 더욱 가관입니다. 브렛 래트너 감독은 범죄 스릴러를 만들 그 어떤 마음가짐도 되어있지않은듯 가장 치밀해야하는 이 하이라이트를 가장 허술하게 꾸며놓습니다. 최고의 보안을 자랑한다는 호화 유람선이 환기구하나 단속하지 못하다니... 천장에서 구멍을 뚫어 다이아몬드를 들어올려도 절대 울리지않는 경보음. 허둥지둥대는 경비원들... 이런식의 허술한 경비라면 세계 최고의 도둑이 아니라 최악의 도둑이라도 손쉽게 다이아몬드를 훔칠것이라는 생각이들 정도입니다.
[머니 토크], [러시 아워]를 만든 브렛 래트너 감독은 아무래도 범죄 스릴러를 너무 우습게본 모양입니다. 그나저나 이 감독 차기작이 [엑스맨 3]라던데... 슬슬 걱정되네요. 그냥 [러시 아워 3]로 만족하시지...

그러나 즐길거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워낙 이 영화에 대한 악평때문에 기대감이 사그리 사라져서인지 [애프터 썬셋]은 분명 잘만든 범죄 스릴러는 되질 못했지만 그럭저럭 즐길만한 오락 영화는 제겐 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맥스와 스탠의 그 묘한 우정. 맥스는 조금 능글맞고, 스탠은 너무 멍청하지만 이 둘 컴비가 왠지 잘 어울리더군요. 오랜만에 본 우디 해럴슨의 모습도 반가웠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백미는 바로 셀마 헤이엑의 멋진 몸매입니다. 브렛 래트너 감독은 오락 영화에서 관객들(특히 남성 관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시종일관 셀마 헤이엑의 그 커다란 가슴을 부각시키며 김빠진 범죄 스릴러의 재미에 실망한 관객들을 유혹합니다. 비록 15세 관람가 기준에 맞게 직접적인 노출은 없지만 그래도 충분히 셀마 헤이엑은 관객들을 위한 눈요깃감이 되어 주었습니다.
뭐 범죄 스릴러 영화로는 낙제점이지만 이만하면 킬링타임용 오락 영화로는 충분히 제 몫을 해준 셈은 아닐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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