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5년 아짧평

연애술사 (2005)

쭈니-1 2009. 12. 10. 18:59

 



감독 : 천세환
주연 : 연정훈, 박진희

언제나 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다르게 할것인가가 중요하다.

[연애술사]는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나왔죠. 두 명의 선남선녀가 있을 것이며 이 둘은 서로 티격태격 싸울것이며, 결국 이별의 위기를 맞이하지만 해피엔딩을 맞이할것 입니다.
얼마나 많은 로맨틱 코미디들이 이런 이야기들을 반복해서 해왔는지 그 수를 헤아릴수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로맨틱 코미디가 개봉되면 그 엇비슷한 영화들 앞에서 또다시 웃고 울며 즐깁니다. 도대체 왜? 그것이 바로 로맨틱 코미디의 힘이니까요.
[연애술사]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요즘 우리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는 '몰카'를 소재로 합니다. 하지만 소재만 특이할뿐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결국 판에 박은 듯한 로맨틱 코미디 바로 그것입니다. 결국 관객들에게 '우린 조금 다르다'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속내는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는 거죠.

그래도 관객들은 사랑앞에서 관대해진다.

다른 영화와 다를것이 하나도 없는 영화? 많이 다른 장르의 영화가 이런 식이라면 관객들은 여지없이 '어디서 많이 본듯한 이미지만을 나열한 영화'라고 투덜거릴 것입니다.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것은 로맨틱 코미디의 재미가 상당 부분 주연 배우에게 기대어 있기 때문입니다. 스토리 라인은 전부 엇비슷하지만 주연을 누구 맡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을 벋게 하는 것이 바로 로맨틱 코미디의 커다란 장점이죠.
[연애술사] 역시 배우적인 매력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영화 배우로는 별다른 이력을 가지지 못한 연정훈과 박진희를 주연으로 캐스팅함으로써 두 배우의 상큼한 이미지만으로 마치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를 보는 것만 같은 착각을 얻게 만듭니다. 결국 관객들도 그러한 색다름이 착각인줄 알지만 웃으며 속고 넘어가 주는 거죠. 왜? 사랑은 그만큼 좋은 것이니까요. ^^

로맨틱 코미디의 스토리 반복은 결국 관객 스스로가 원한 것이다.

저 역시 [연애술사]를 보며 하하호호 웃고 즐겼습니다. '몰카'라는 중대한 사건에 대처하는 주인공들의 어처구니없는 행각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으며, 그로인한 사건이 어떻게 흘러갈지 뻔히 알고 있었지만 서로 앙숙이었던 지훈(연정훈)과 희원(박진희)이 점점 서로의 사랑을 읽어가는 모습에 마음이 설레였으며, 몰카로 인해 위기에 빠진 희원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습니다. 짐을 꾸려 머나먼 곳으로 떠나는 희원을 뒤쫓는 지훈의 그 뻔한 아슬아슬한 엇갈림마저도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역시 이 영화가 그만큼 로맨틱 코미디의 재미를 충실히 지켜나갔기 때문일것입니다.
결국은 해피엔딩... 영화를 보기전부터 예상했던 결말로 끝이 났지만 영화가 끝나고나서도 크레딧이 올라가는 그 순간의 못다한 에피소드를 보며 낄낄거리는 제 모습을 보니 결국 엇비슷한 로맨틱 코미디가 이처럼 계속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저같은 관객들이 끊임없이 이러한 영화같은 사랑을 보기를 원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모든 예쁘장한 로맨틱 코미디들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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