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김수현 주연 : 예지원, 장선우, 김석훈, 정재영, 선우
이 영화를 보기전...
지난 일요일밤 꿈을 꿨습니다. 꿈속에서는 놀랍게도 영화 [귀여워]가 펼쳐졌으며, 장선우, 예지원, 김석훈 등이 제 꿈속에서 연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기에 영화에 대한 꿈은 자주 꾸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한편의 영화에 대한 꿈을 꾼것은 처음입니다. 게다가 저는 [귀여워]를 보지도 못했으며, 볼 생각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 영화의 주연인 예지원은 제가 싫어하는 여배우중 단연 으뜸이었고, 장선우는 비록 이 영화에선 배우로 출연했지만 제가 싫어하는 감독중의 하나였으니 그들의 조합이 그리 달가울리가 없었죠. 영화의 내용은 또 어떻고요. 한 명의 여자를 사이에둔 4명의 부자의 이야기라니 도대체 이 영화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 기가 찰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 대한 꿈을 꾼 것입니다. 그저 단순히 예지원과 장선우가 나오는 꿈이 아니고 아예 꿈속에서 보지도 못한 영화의 장면들이 익숙하게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제가 마치 이 영화를 수십번 본것처럼... 아침에 일어나 도대체 이 꿈의 정체는 무엇일까 한참을 생각하다가 [귀여워]라는 영화를 봐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정말 특이한 경우죠? 꿈때문에 안볼 영화를 보게되다니...
이 영화를 본후...
이 영화를 보는내내 제 머릿속을 괴롭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입니다. 일단 관객에게 영화적인 재미를 안겨줄 작정으로 만든 상업영화는 아닌게 분명하고, 이 영화가 장편영화 데뷔인 이수현 감독은 분명 이 특이한 스토리 라인을 통해 관객에게 메세지를 전달해주고 싶었던것 같은데 도대체 그 메세지의 정체를 모르겠더군요. 단지 기발한 상상력의 세계를 펼쳐보이고 싶었다면 이수현 감독은 크게 잘못 생각한 것입니다. 2003년에 개봉해서 저주받은 걸작의 반열에 올랐던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의 경우 그 재기발랄한 상상력은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었었습니다. 하지만 똑같이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펼친 이수현 감독은 즐거움보다는 거북함만을 안겨주네요. 도대체 무엇을 위한 상상력인지 영화를 보고나니 모호해집니다.
이 영화의 명장면...
보고있기 괴로울 정도로 거북한 이 영화에서도 정재영의 연기는 빛이 났습니다. 3류 건달 뭐시기를 연기한 그의 연기는 이 영화를 볼만하게 만드는 유일한 요소였죠. 그가 좋아질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아쉬운 점...
이 영화의 목표가 너무 흐릿합니다. 상업영화도 아니고, 주제의식이 뚜렷한 작가주의 영화도 아니며,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기초로한 신인감독의 역작도 아닙니다. 이수현 감독님... 도대체 관객에게 무엇을 원하며 이 영화를 만드셨습니까? 영화를 보고나서 유일하게 궁금해지는 것은 영화 [귀여워]의 정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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