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5년 아짧평

실미도 Silmido (2003)

쭈니-1 2009. 12. 10. 18:39

 



감독 : 강우석
주연 : 설경구, 안성기, 정재영, 허준호

이 영화를 보기전...

[실미도]는 제게 정말로 미스테리한 영화입니다. 제가 국내 감독중 강우석 감독을 가장 좋아하며, 개봉당시 천만관객 돌파라는 엄청난 흥행성공과 비평적인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영화 보는 것을 끝내 외면했었습니다. '[실미도]볼까?'라고 구피하고 몇번 생각도 해봤지만 그때마다 결론은 '이런 스타일의 영화 싫어'였습니다. 결국 극장에서 놓치고 비디오 출시후에도 이 영화가 두편으로 나눠서 출시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또 보기를 미루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설말 특선 영화로 TV에서 보게 되었네요. TV에서는 많이 삭제될것 같아서 안볼 생각이었는데 구피가 '이번에도 안보면 평생 못볼것 같다.'라고 이야기하는 바람에 정말 오랜만에 TV에서 영화를 진지하게 끝까지 봤답니다.

이 영화를 본후...

저는 강우석 감독의 영화에서 웃음이 빠진다는 것은 생각도 하기 싫었습니다. 강우석 감독은 누가뭐래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감독이니까요. 그의 영화중 웃음이 없는 영화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라는 정치 영화뿐이어습니다. 지금까지는... 이제는 한편이 더 생겼군요. [실미도]는 웃음대신 아픔과 눈물로 채워진 영화였습니다. 솔지히 이런 스타일의 영화가 싫어서 극장에서도 포기하고 비디오도 외면했지만 영화를 보는내내 단 한시도 TV화면에서 눈을 뗄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했습니다. 과연 강우석 감독 답더군요.
군데 군데 너무 감정이 과잉된 부분이 눈에 띄긴했지만 관객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강우석 감독답게 그러한 감정의 과잉을 감동으로 연결시키는 솜씨가 대단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인권이 무시되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을 그리워하는 분들의 어리석음이 화가 났을 정도로 [실미도]는 영화적인 재미와 주제를 확실하게 관객에게 전달한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의 명장면...

실미도의 부대원들과 교관들을 인간적인 관계로 그려낸 강우석 감독의 따뜻한 시선. 솔직히 이런 류의 영화에서 악덕 교관 한두명쯤은 등장시켜 영화의 악역을 맡길수도 있었습니다. 영화의 초반엔 허준호가 연기한 조중사라는 캐릭터가 바로 그러한 진부한 악역 캐릭터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실미도의 부대원들과 교관들 모두 권력에 의한 희생자로 표현함으로써 영화의 감동을 증폭시킵니다. 역시 강우석 감독답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만한 부분입니다.

이 영화의 아쉬운 점...

실미도 부대원들의 각각의 캐릭터를 자제히 설명안하고 곧장 실미도 훈련장소로 옮긴 영화의 초반. 물론 강우석 감독의 의도를 잘 알것 같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에 치중하다가보면 영화가 한없이 길어질 것이며 다른 중요한 부분들을 포기하는 악영향도 우려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실미도 훈련장으로 옮겨지는 바람에 실미도에 갇힌 부대원들의 캐릭터가 영화의 초반엔 그리 마음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IP Address : 218.39.52.75 
꼬마천사
간만에 돈 아깝지 않는 영화를 본듯 하더라구요.  2005/04/02   
쭈니 저도 극장에서 못본걸 후회했답니다. 흑~  2005/04/03   
꿈천사
이 영화에 대해 어설픈 마초주의라느니 최악의 영화라느니 말이 많았지요..하지만 저도 극장에서 보지 못한 걸 후회했습니다..ㅠㅠ  2006/01/06   
쭈니 저 역시 왠지 제가 싫어하는 분위기의 영화일것 같아서 애써 외면했는데 극장에서보면 더 재미있을뻔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006/01/07   
푸른숨결
관객을 빨아들이는 압도적인 전개가 마음에 들었지만, 실미도는 필요이상으로 등장인물들을 미화한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2006/01/15   
쭈니 네 뭐 틀린 말은 아니죠. 하지만 미화야말로 상업 영화의 전략이죠. 그런 면에서 강우석 감독은 정말 완벽한 상업영화 감독임에는 분명합니다.  2006/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