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에서 혼자 사는 친구녀석의 전화 한통화...
"나 많이 아파... 돈이 없어서 밥도 못 먹어... 밥 못먹어본지 벌써 며칠 됐어... 밥 줘..."
이번 주말은 구피와 함께 집에서 뒹굴며 보내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건만 친구녀석의 전화 한통화가 그 모든 계획을 망쳐버렸습니다. 이렇게 불쌍한 목소리로 구걸하는 녀석을 모르는채 할 수는 없고... 결국 마음이 약한 구피의 허락을 받아 친구녀석은 황금같은 토요일밤 밥을 얻어먹기위해 저희 집에 왔습니다.
구피가 정성껏 준비한 밥을 허겁지겁 먹어버린 친구녀석은 마루에 떡하니 누워 TV를 보다가 갑자기 "비디오나 빌려보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정말로 오랜만에 비디오샵에 갔습니다. 토요일밤이라서인지 괜찮은 영화는 모두 대여중이고... 고르고 고른 영화가 바로 [히달고]입니다. 일찌감치 제 기대작 대열에 올랐으나 극장에서 놓치고, 스케일이 큰 영화는 비디오로 보면 재미없다는 생각에 비디오로 출시되어서도 보기를 꺼려하다가(그래서 아직도 못본 영화가 [실미도]와 [콜드 마운틴)입니다) 이번 기회에 보게 된 겁니다.
[반지의 제왕]으로 스타 배우의 대열에 오른 비고 모텐슨의 영화 [히달고]는 1890년대를 배경으로 하여 아라비아 사막을 말과 함께 질주해야하는 죽음의 경주에 참가한 프랜크 홉킨스와 그의 애마 히달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쥬만지], [쥬라기 공원 3]를 만든 조 존스톤 감독의 영화답게 갖가지 특수효과와 스케일로 승부를 겁니다. 광활한 사막과 모래폭풍, 메뚜기떼의 습격등 영화는 끊임없이 스케일과 홉킨스의 모험담을 관객에게 제시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같이 영화를 보던 친구녀석은 2시간 15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어 버렸고, 저는 끝까지 영화를 봤지만 [반지의 제왕]을 봤을때의 스케일에 대한 쾌감은 전혀 느낄수가 없었습니다.
만약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면 스케일의 재미에 푹 빠져들었을지도 모르는데 작은 TV화면으로 이 영화를 보고있지니 스케일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지루해지기만 했습니다. 역시 이런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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