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년전쯤 다운받아 놓았으나 단지 제가 싫어하는 전쟁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철저하게 제게 외면받았던 [노맨스랜드]. 이번주에 이 영화의 개봉을 기념하여 아무 생각없이 봤습니다.
우선 이 영화는 정말 잘 만들어진 전쟁영화입니다. 세르비아와 보스니아간의 내전을 소재로하여 그들 사이에서 중립을 지킨 이 영화는 제가 생각하는 전쟁 영화의 교과서적인 영화라고 할만 합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조차 모르는 세르비아와 보스니아간의 내전. 그리고 그들의 내전 사이에서 관망만 하는 UN의 무능력한 모습. 이 영화는 전쟁속에 내던져진 병사가 아니라 전쟁 그 자체와 편안한 책상에 앉아 전쟁을 조종하는 윗사람들이 문제라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단 한가지 이 영화의 카피는 정말 눈에 거슬리는 군요. '살짝만 건드려도 터져버리는 웃음의 지뢰밭!'이라니... 아무리 우리 관객들이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전쟁 영화를 코미디 영화로 포장하는 수입사의 무책임한 홍보전략은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카피를 지은 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 영화가 정말 웃깁니까?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도 모르는 전쟁의 비극에 빠져 서로 총부리를 겨누다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정말 웃깁니까? 만약 그렇다면 지금도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참가하세요. 그리고 그곳에서 맘껏 웃음의 지뢰밭을 즐기세요. 끔찍한 지뢰를 베고 누워서도 웃을수 있다면 당신의 이 무책임한 카피를 인정해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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