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평범한 외모가 불만인 13살 소녀 제나 링크는 자신의 생일날 30살이 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눈을 떠보니 그녀는 완벽한 30대 커리어우먼이 되어 있습니다.
왠지 어디에서 많이 들어봄직한 스토리 라인이 아닙니까? 당신이 엄청난 영화광이 아니라도 톰 행크스 주연의 [빅]이라는 영화를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1988년작인 이 영화는 (벌써 이 영화가 만들어진지 16년이 흘렀다니 믿기지 않는 군요.) 13살 조쉬가 소원을 비는 가게에서 어른이 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 후 그 다음날 아침 30살이 된다는 내용을 지니고 있습니다. 소년에서 소녀로 바뀌었을뿐 [빅]과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것]은 리메이크 영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이 닮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완벽한 그녀에게 딱한가지 없는것]의 표절시비를 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미 아이디어가 바닥이 난 헐리우드가 이렇게 오래된 영화들을 다시 한번 읅어먹는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이 영화가 [빅]과 비교해서 스토리 전개에 상당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13살에서 30살이 되어버린 제나가 어떻게 유명 패션잡지 부편집장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인지 이 영화는 전혀 설명하지 않습니다. [빅]은 어른이지만 아이의 마음을 가진 조쉬에게 딱 어울리는 일거리인 장난감회사에 취직시킴으로써 이 어려운 문제는 단번에 해결하지만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것]은 이러한 문제 해결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바로 이것이 [빅]과 [완벽한 그녀에게 딱한가지 없는것]의 차이입니다. 사실 어른이지만 어린 아이의 마음을 가진 주인공이 현실을 어떻게 해쳐나갈 것인지는 영화적 재미로 따진다면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관객에게 이 특이한 상황에 대한 감정이입을 시킬려면 이러한 사소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데 이 영화는 그것을 무시합니다.
[완벽한 그녀에게 딱한가지 없는것]는 현실의 문제를 외면한 것만 제외한다면 1시간 30여분동안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제니퍼 가너는 그녀의 전작이 [데어 데블]의 그 여전사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귀여웠으며, 특히 마이클 잭슨의 '드릴러'가 나오는 부분은 오래전 기억을 되살릴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역시 영화를 보기전 기대한 딱 그만큼의 재미밖에 이 영화는 지니지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역시 이 영화가 사소한 현실적 문제를 외면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죠. 1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건만 왜 같은 스토리 라인의 영화를 가지고 이렇게 뒤떨어지는 영화밖에 만들지 못하는지 의문이네요.
IP Address : 218.39.54.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