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4년 아짧평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 이 영화는 고문이다.

쭈니-1 2009. 12. 10. 18:22

 



지난 3월에 미국에서 개봉하여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흥행에서도 4억달러가 육박하는 대박 기록을 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국내에서도 지난 4월에 개봉하여 흥행에 대성공한 이 영화를 저는 아직까지도 보지 못했습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실미도]와 더불어 올해 제가 아직까지 못본 불가사리한 영화중 한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이틀전에 이 영화를 봤습니다. 사실은 [대단한 유혹]을 보기위해 비디오샵에 들렸었지만 우연히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눈에 띄었고, 오늘도 이 영화를 못본다면 평생 못볼 것이라는 생각에 일단은 보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렇게해서 보게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제겐 고문과도 같은 영화였습니다. 2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게 영화는 분명 단한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하는 흡입력을 지녔지만 그 흡입력은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제겐 괴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일단 저는 기독교인이 아닙니다. 몇년전 길거리에서 선교사를 만나 대화를 나눈적이 있습니다. 그는 무턱대고 제게 예수님을 믿으라고 강조했고, 저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맞섰었습니다. 저는 그 선교사에게 '전 예수의 존재는 믿습니다. 그는 분명 이 세상에 현존했던 인물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가 죽고 그를 따르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미화하며 그를 신적인 존재로 만들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라고 말했고, 그 선교사는 '예수님의 존재를 믿는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절반의 성공이다'며 절 부추겼습니다. 암튼 그 날의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지만 아직도 제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는 단지 범상치않은 인물이었을 겁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것처럼 신의 아들도 아니며, 따라서 신적인 존재도 아니었을 것이라는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런 제게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분명 대단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예수의 고행을 보여줍니다.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그 장면들은 무려 영화 시작부터 영화가 끝나는 2시간내내 이어집니다. 그런 고행속에서도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외치는 예수의 모습은 감동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밑도 끝도 없이 다짜고짜 예수의 고행을 보여주는 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제겐 상당하 시간이 필요했고, 상당한 인내가 필요했습니다. 살이 찢기는 그 고통을 보며 참아야하는 인내는 '영화는 곧 즐거움이다'라는 제 생각과는 전혀 반대의 길이었습니다.
암튼 이 영화는 대단히 잘만든 영화입니다. 멜 깁슨은 이제 [브레이브 하트]식의 스타출신 감독이 아닌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상으로 옮길줄 아는 대가가 되었습니다. 이제 겨우 영화 세편을 만든 그에게 대가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이 이른 감이 있지만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보고나면 대가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다시 이 영화를 보라고 한다면 저는 절대 볼 수 없을 겁니다. 이 고문을 다시 한번 당하고 싶지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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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진
맞아요,,, 정말 괴로웠어요,, 무서워서 울었던 거 같아요  2004/11/12   
쭈니 전 울지는 않았지만 영화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어쩜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잔인한 장면으로 진행시킬 수 있는지... 영화적인 재미를 떠나서 굉장한 영화임에는 분면한 것 같습니다.  2004/11/12   
kim
징그러웠어요..영화를 보면서 정말 다시금 사람이 무서워지고..
진정한 공포를 맛본것같아요.. 왠만한 공포영화 저리가라..큭
 2006/02/14   
쭈니 맞습니다. 왠만한 공포 영화 저리가라죠. ^^;  2006/02/15   
나쁜 맬깁슨을 느끼던 영화
군중심리에 의해진 억울한 고문
십자가에 못박히는 고통이 하이라이트라는 걸 뻔히 알면서
그때의 두려움을 기다리며 잔혹한 고문씬을 영화 상영 끝까지 봤어야 했던 영화

'이들을 용서하소서'에서는 역시 할말이 없어져버렸던..
 2006/06/22   
쭈니 나쁜 멜 깁슨... 재미있는 표현이네요. ^^  200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