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그램]은 숀펜과 나오미 왓츠, 베네치오 델토로가 주연으로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제겐 막연한 기대를 안겨준 영화입니다. 이들은 흥행성이 있는 배우들은 아니지만 연기력만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배우들로써 그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21그램]은 충분히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이 영화의 스토리 라인을 우연히 보게되고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져 버렸습니다. 하나의 사건으로 서로 얽힌 세명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사랑과 죽음, 복수와 용서에 대한 이 거대한 드라마는 배우들의 명연기와 더불어 제게 최고의 재미를 안겨줄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보기 시작하며 저는 엄청난 혼란에 빠졌습니다.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펼쳐지는 이 영화의 편집은 만약 이 영화의 스토리 라인을 기본적으로 습득하지 않았다면 절대 이해하지 못했을 정도로 난해합니다. 시간의 흐름을 역으로 주행하던 [메멘토]는 이 영화에 비한다면 쉬운 편입니다. 최소한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일관성은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1그램]은 그런 일관성마저 없습니다. 과거로 갔다가 현재로 오고, 다시 과거로 가고... 이런 식입니다. 정말 엄청난 편집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죠.
일단 제가 기대했던 배우들의 연기는 기대이상입니다. 숀 펜은 이 영화를 통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 등극했으며, 나오미 왓츠의 순수하면서도 퇴폐적인 이중적인 이미지는 오랫동안 잊혀지지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베네치오 델토로의 그 광기어린 연기... 정말 멋졌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스토리 라인도 잘 결코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정말 한번쯤 토의해볼만한 주제를 가지고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멋진 영화를 만든 셈입니다.
하지만 역시 엄청난 편집이 마음에 걸리는 군요. 만약 시간의 흐름에 따라 편집을 했다면 어쩌면 흥행성과 작품성을 고루 지닌 멋진 영화가 되었을텐데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그런 평범한 헐리우드 방식은 따라가지 않겠다는 듯이 엄청난 편집을 통해 이 영화를 헐리우드 영화와의 차별성을 강조합니다. 제가 아직은 헐리우드 영화에 익숙해서인지 이 영화의 이런 엄청난 편집이 잘 적응이 되지 않더군요.
IP Address : 218.39.5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