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가끔 예술 작품에 상상력을 가미시켜 색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곤 합니다. [불멸의 연인]은 베토벤이 죽으며 남긴 유서를 토대로 그의 감춰진 사랑을 상상력을 가미시켜 베토벤이 작곡해낸 아름다운 선율에 담아 그려냈으며,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셰익스피어의 불후의 명작인 '로미오와 줄리엣'이 탄생된 배경을 풍부한 상상력을 토대로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여기 네덜란드의 유명한 화가인 요하내스 베르메르와 그의 작품인 '진주 귀걸리를 한 소녀'에 얽힌 비밀스러운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있으니 바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그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많은 네티즌들로부터 '아름다운 영화'라는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영화가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아름다운 그림이기 때문입니다. [불멸의 연인]이 베토벤의 음악으로인해 귀가 즐거운 영화이고,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셰익스피어의 소설에 담긴 상상력으로 인해 머리가 즐거운 영화라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마치 베르메르의 아름다운 그림들을 아주 가까이서 보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눈이 즐거운 영화입니다.
솔직히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유명한 화가와 평범한 하녀의 이룰수없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헐리우드 영화답지 않게 이 금지된 사랑을 격정적으로 그리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덤덤하게 베르메르는 눈빛으로 그리에트를 바라보며 사랑을 표현하고, 그리에트는 묵묵히 베르메르의 모델이 되어주며 사랑을 완성합니다. 스토리만 놓고본다면 지루한 영화라고 할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스토리만으로 표현이 되지 않을 매력을 있습니다. 그것은 스칼렛 요한슨과 콜린 퍼스의 완벽한 연기 덕분이기도 하며, 1600년대 네덜란드를 완벽하게 재현해낸 피터 웨버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덕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화면가득 채우고 있는 베르메르의 그림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림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인 저로써도 그의 그림을 보며 뭔가 이상야릇한 매력을 느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예술은 위대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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