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4년 아짧평

[엘리펀트] - 재미보다는 의미로 보는 영화!

쭈니-1 2009. 12. 10. 18:06

 



일단 저는 이런 류의 영화를 싫어합니다.
그 이유는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콜롬바인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충격의 총기난사사건을 모티브로한 이 영화는 그러나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 포 콜롬바인]과는 전혀 다른 영화가 되었습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던 사회의 분위기를 집중 조명하며 죄없는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그 충격의 사건은 사실 어른들 탓이라고 관객들을 선동합니다.
그렇기에 [볼링 포 콜롬바인]은 재미있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싫어하는 저는 TV에서 방영한 [볼링 포 콜롬바인]을 끝까지 봤을 정도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저는 [엘리펀트]를 기대했습니다.
[아이다호], [투 다이 포]등을 연출했던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인 [엘리펀트]는 분명 다큐멘터리인 [볼링 포 콜롬바인]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제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우선 구스 반 산트 감독은 마이클 무어식의 선동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는 죄없는 아이들이 어쩌다가 죽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단지 죽은 아이들이 바로 우리 옆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설파합니다.
그러함으로써 바로 당신이 아이들이, 혹은 당신의 친구들이 희생자일 수도 있었다는 끔찍한 사실을 아주 덤덤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재미없습니다.
그냥 평범한 아이들의 일상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15분여간 충격의 총격 사건이 묘사되지만 그 장면 역시 아주 덤덤하게 그려집니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콜롬바인 고등학교의 총격 사건은 결코 재미있는 볼거리가 되어선 안됩니다."라고...
마이클 무어가 영화보다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콜롬바인 고등학교의 총기난사사건에 강한 문제제기를 했다면,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재미없는 영화를 통해 희생자들을 위로합니다.
맞습니다.
이 영화는 재미없습니다.
하지만 한번쯤 볼만한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총기난사사건이 미국만의 일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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