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4년 아짧평

[스타스키와 허치] - 짜증나는 서투름의 향연.

쭈니-1 2009. 12. 10. 17:56

 



[스타스키와 허치]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때는 2004년 4월 20일이었습니다. 그날은 구피와 저의 결혼 1주년 기념일이었죠. 때마침 저희의 결혼 1주년을 축하하듯이 [스타스키와 허치]의 시사회가 당첨되었습니다. 하지만 장모님의 병간호때문에 구피는 병원에 있어야했고, 결혼 기념일에 혼자 영화보러 갈수는 없어서 아까운 시사회권을 회사동료에게 양도하고 병원에서 아이스크림케잌을 먹는 것으로 1주년 기념일을 보내야했답니다. 장모님께서 아프셔서 어쩔수없는 일이었지만, [스타스키와 허치]는 저의 아쉬운 결혼1주년 기념일을 생각나게하는 영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결국 2달이 넘어서 [스타스키와 허치]를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스타스키와 허치]는 요근래 제가 보았던 헐리우드 영화중에서도 최악의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며 결혼 기념일을 보내느니 차라리 병원에서 아이스크림 케잌을 먹으며 보낸것이 휠씬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습니다.
이 영화가 제게 최악이었던 이유는 영화 자체가 너무나도 서투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70년대 후반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동명의 TV시리즈를 영화화한것입니다. 요즘 아이디어가 바닥이난 헐리우드는 TV시리즈와 코믹스에서 영화꺼리를 찾고 있으니 [스타스키와 허치]의 영화화는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영화들이 거대한 자본으로 세련된 블럭버스터로 만들어진데 비해 [스타스키와 허치]는 70년대 TV 시리즈를 고스란히 영화로 옮긴 촌스러운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문제는 그 촌스러움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른 비슷한 영화와의 차별화와 70년대 TV시리즈에 대한 향수를 극대화시키기위한 전략이라고한다면 [스타스키와 허치]는 분명 색다른 전략을 선택한 셈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촌스러움에 서투름을 보태어 그야말로 최악의 코믹 액션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로드 트립], [올드 스쿨]과 같은 유치한 섹스코미디 전문 감독이었던 토드 필립스 감독은 [스타스키와 허치]를 이상한 영화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 영화의 주요 촛점은 각자 개성이 다른 스타스키(벤 스틸러)와 허치(오웬 윌슨)가 서로 티격태격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TV 시리즈는 보지 않았지만 이 영화의 스토리라인만 읽어도 그러한 것이 휜히 보일 정도로 이 영화의 촛점은 명확합니다. 하지만 토드 필립스 감독은 이렇게 휜히 보이는 촛점을 잡아내지 못합니다. 이 영화에서 스타스키와 허치는 티격태격하지 않습니다. 초반에 처음 만났을때 몇장면만 조금 티격태격할뿐 이후엔 손발이 척척 맞는 파트너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중반부의 스타스키의 보고서로 인한 이들의 갈등은 정말 황당해 보입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영화의 촛점을 잡아내지못한 토드 필립스 감독은 이후엔 평범한, 아니 오히려 서투른 범죄 수사극의 형태로 영화를 이끌어나갑니다. 범죄 수사극이라고 하기엔 전혀 긴장감을 느낄수없는 영화의 진행이 눈에 거슬리고, 코미디라고하기엔 너무 웃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키니 미녀, 치어걸들이 자주 영화에 등장하며 이상야릇한 분위기를 만듬으로써 토드 필립스 감독의 전작과 같은 섹스 코미디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게다가 영화 중반의 서투른 한국말을 쓰는 한인 킬러는 도대체 뭐란 말입니까? 한인 킬러를 등장시킬려면 한국말을 제대로 쓰는 배우를 쓰던가, 배우가 한국말을 못하면 그냥 생긴대로 중국인 킬러로 설정을 하던가... 갑작스러 튀어나온 킬러 부자의 서투른 한국말은 이 영화가 얼마나 서투른 영화인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제가 좋아하는 성격파 여배우 줄리엣 루이스는 왜 나왔는지... 도대체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콧소리로 홍홍거리며 악역을 맡은 빈스 본의 어깨를 주무르는 것이 전부다인 쓰레기같은 배역이 그녀에게 어울리기나하는것인지... 이 영화는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전부 제 맘에 들지 않는 그런 드문 영화입니다. 아무리 소재의 빈곤함에 허덕이는 헐리우드라지만 앞으로 이렇게 서투른 영화만은 만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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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lkin
안보길 잘했군요 . . .보기 힘든 악평인걸요~  2004/06/30   
쭈니 구피가 바쁘다는걸 이 영화 정말 재미있으니 보자고 졸라서 봤다가 실망해서 조금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간 악평입니다. ^^;  2004/06/30   
namja
쥬랜더 때문인지 몰라도 아주 보고픈 영화중 하나였는데;;
음 포기해야 하나;;
 2004/07/17   
쭈니 저때문에 포기하지는 마세요. 전 주관적인 느낌이 상당히 강한 편입니다. 참고로 저대신 이 영화의 시사회에 다녀온 회사 동료들은 재미있었다고 그러더군요.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남자님께서 직접 판단하셔야죠.  2004/07/17   
저는 참 재미있었는데요..
이런영화가 낭만 있잖습니까 ^^;;;
물론, 한국비하하는 대목에서 아주 짜증이 제대로 나서
보고나서도 개운치가 않았지만.. 그 부분만 빼면 볼만합니다
 2006/06/22   
쭈니 낭만이라...
아무래도 전 촌스런운 영화보다는 세련된 영화를 좋아하나봅니다.
다른 면에서보면 낭만을 잘 모른다는... 인정!!! ^^
 200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