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4년 아짧평

[도플갱어] - 잘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다.

쭈니-1 2009. 12. 10. 17:55

 



일본 영화 [도플갱어] 개봉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는 동명의 헐리우드 영화 [도플갱어]였습니다. 드류 배리모어가 주연을 맡은 스릴러 [도플갱어]는 그리 잘만든 영화는 아니었지만 새로운 소재의 스릴러 영화로 꽤 재미있게본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일본 영화 [도플갱어]는 제목만 헐리우드 영화 [도플갱어]와 똑같을뿐 모든 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선 이 영화는 스릴러 영화가 아닙니다. 영화의 초반엔 스릴러인듯하지만 중반에 갈수록 영화는 스릴러보다는 블랙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내가 아닌 또다른 나'라는 소재를 통해 구로사와 키요시 감독은 욕망을 깊은 곳에 숨기고 사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큐어], [강령]등 우리 관객들에겐 공포 영화의 감독으로 알려진 구로사와 키요시 감독이기에 그의 선택이 의외이긴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대로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를 잘 이끌어나가며 재미있게 영화를 진행시킵니다.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가 되자 '도플갱어'라는 영화의 소재는 온데간데없고 '인간의 욕망'이라는 소재만 남아 이상하게 흘러나갑니다.  하야사키 박사가 발명한 인공신체를 향한 사람들의 이상한 욕망과 알수없는 마지막 장면은 그야말로 '삼천포로 빠지다'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입니다. 차라리 '도플갱어'라는 소재를 끝까지 잘 살렸다면 괜찮은 블랙 코미디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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