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 시리즈]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 영화중 하나입니다. 박기형 감독이 1998년 만든 [여고괴담]은 제겐 '슬픈 공포 영화'였습니다. 우리의 교육 현실을 공포 영화에 비유한 이 영화는 무섭다기보다는 가장 찬란한 시절에 성적만이 최고인 교육 환경에서 살아야하는 아이들이 불쌍했었습니다. 김태용, 민규동 감독에 의해서 1999년 만들어진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아름다운 공포 영화'였습니다. 솔직히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공포 영화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전혀 무섭지 않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감각적인 영상은 꽤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그렇다면 윤재연 감독에 의해 2003년에 만들어진 [여고괴담 3 : 여우계단]은???
[여고괴담 3 : 여우계단]은 비로소 [여고괴담 시리즈]를 공포 영화로 발전시킨 영화입니다. 1편처럼 슬프지도 않고, 2편처럼 아름답지도 않은 이 영화는 전형적인 공포 영화의 모양새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이 영화느 [여고괴담 시리즈]중에서 제겐 가장 실망스러운 영화입니다. 우리의 교육 환경을 슬픈 공포로 만들어낸 [여고괴담]과 10대의 감수성을 아름다운 공포로 만들어낸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와 비교해서 [여고괴담 3 : 여우계단]은 전혀 색다른 특색을 갖추지못하고 그저 흔하디 흔한 공포 영화로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공포 영화가 무섭기만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하시는 분들께는 별 할말 없지만 최소한 [여고괴담 시리즈]만큼은 단순한 공포가 아닌 여고라는 장소의 특징을 살려낸 남다른 공포 영화가 되길 바라는 겁니다.
단지 이 영화에서 한가지 위안을 삼을 것이 있다면 박한별과 송지효, 조안등 젊고 에너지가 철철 넘치는 여배우들을 발굴한 것입니다. 앞으로 이들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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