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4년 아짧평

[마지막 늑대] - 우리 영화의 기술력이 이것밖에 안되었던가?

쭈니-1 2009. 12. 10. 17:53

 



[마지막 늑대]를 비디오로 봤습니다.
비록 흥행 성적이 별로 좋은 영화는 아니지만 제가 워낙 양동근이라는 배우를 좋아하고 [마지막 늑대]류의 천진난만한 코미디를 좋아하기에 꽤 기대가 컸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짜증이 밀려오더군요. 정말 실망했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제 실망은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스토리 라인에 대한 실망이며, 또하나는 기술력에 대한 실망입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 라인은 모두들 아시겠지만 프랑스 코미디 영화인 [깝스]를 많이 닮았습니다. 범죄없는 마을에서 파출소가 폐쇄될 위기에 처하자 경찰들이 나서서 마을의 범죄를 만든다는 내용으로 기본 줄거리가 [깝스]와 똑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영화에 실망했던 것은 [깝스]가 줄거리가 비슷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투캅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록 비슷한 스토리 라인을 차용했더라도 잘 만든다면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마지막 늑대]는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양동근 주연의 [와일드 카드]를 살짝 뒤집은듯한 최형사라는 캐릭터만 기발했을뿐 다른 것은 전혀 영화적 재미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평범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밀려오는 것은 졸음뿐이더군요.
하지만 스토리 라인에 대한 실망은 그런대로 참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제가 이 영화에 실망한 것은 영화의 밤씬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본 사람들은 이런 불평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극장에선 이 정도는 아니었나봅니다. 하지만 비디오로 볼땐 컴컴한 밤씬은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일부러 불을 전부 끄고 한밤중에 영화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화면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군요. 영화의 클라이막스가 밤에 이루어지기에 전 한마디로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화면은 보지 못하고 소리만 들은 셈입니다.
관객 천만의 시대를 열었으며 안으로는 헐리우드 영화의 관객 점유율을 제친 흥행력과 밖으로는 각종 세계 영화제 수상으로 발전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 영화가 고작 이 정도의 기술력밖에 지니지 못했는지... 물론 이 영화가 저예산 영화이긴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영화가 보이지않을 정도면 이건 분명 문제가 있는 겁니다. 촬영감독이 이모개 감독으로 알고 있는데 촬영감독의 실력이 모자란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제작비가 모자라 이 정도 기술밖에 동원하지 못한것인지... 이유가 어떠하든 [마지막 늑대]는 정말로 제게 커다란 실망을 안겨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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