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4년 아짧평

[고티카] - NOT ALONE (혼자가 아니다. 이런 류의 영화는...)

쭈니-1 2009. 12. 10. 17:35

 



[증오], [암살자(들)]이라는 영화로 세계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았으며(전 거의 졸면서 그 영화들을 봤지만...) 세번째 연출작인 [크림슨 리버]는 너무 헐리우드적이라는 이유로 비평가들의 혹평을 받았던(그러나 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프랑스의 젊은 감독겸 배우인(그는 [증오], [암살자(들)]과 같은 자신의 영화에 출연했을 뿐만 아니라 [아멜리에], [버스데이걸]과같은 영화에도 출연한 베테랑 배우입니다.) 마티유 카소비츠가 [고티카]로 헐리우드에 안착했습니다.
솔직히 야구선수들의 꿈이 메이저리그인것 처럼 영화인이라면 헐리우드에 가고 싶은 것은 당연한 사실이기때문에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이 헐리우드로 가버린 것에 대해선 원망할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크림슨 리버]와 같은 헐리우드보다 더 헐리우드적인 스릴러 영화를 만든 그였기에 헐리우드에 간 이상 물만난 고기처럼 더욱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고티카]는 [크림슨 리버]처럼 공포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스릴러 영화이며, 주연 배우도 할리 베리와 페넬로페 크루즈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니... 이 영화에 대한 기대는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고티카]를 막상 보자 약간의 실망감이 밀려왔습니다. 처음부터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 해리슨 포드, 미셀 파이퍼주연의 [왓 라이즈 비니스]를 떠올리게 하더니만 시종일관 [왓 라이즈 비니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시시하게 끝을 맺더군요.
예고편에서는 공포 영화 전문 제작사인 다크 캐슬제작답게(다크캐슬은 [헌티드 힐], [13 고스트], [고스트 쉽]을 제작한 곳입니다.) 스릴러보다는 공포 영화에 가까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 밖으로 공포를 자아낼만한 장면은 별로 없었고, 할리 베리가 자신의 잊혀진 3일간의 기억과 그 사이 일어난 끔찍한 살인 사건의 비밀을 캐는 전형적인 스릴러의 구조로 진행됩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 영화의 비밀이라는 것이 너무 쉬워서 스릴러 영화에 약한 관객마저도 초반 몇부분만 보고나면 마지막 장면과 진짜 범인을 예상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영화의 게임은 너묻 시시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NOT ALONE' 혼자가 아니다. 이 단어는 [고티카]의 주요한 사건의 실마리입니다. 많은 관객들이 이 단서를 통해 다른 것들을 찾아냅니다. 어떤 분들은 미란다(할리 베리)에게 '넌 혼자가 아니다'라며 자신의 존재를 나타낸 의문의 소녀의 메세지라고도 하고, 어떤 분들은 '자신을 죽인 범인은 한명이 아니다'라는 소녀의 메세지라고도 하고, 어떤 분들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구천을 떠도는 영혼은 자기 혼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이런 류의 영화는 [고티카]뿐만이 아니다'라는 카소비츠 감독의 자조섞인 한마디 같군요. 하긴 헐리우드 첫 데뷰작부터 자기 스타일의 영화를 만드는 것은 어렵겠지만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님... 다음 영화는 정말 독창적인 혼자만의 영화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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